"철책 훼손 확인 결과 이상 없으니 방심한 것 같다"
해당 부대, 北 남성 통과 배수로 모르고 있던 상황

서욱 국방부 장관은 23일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 인근으로 귀순한 북한 남성과 관련, 감시병이 귀순자를 출퇴근하는 간부로 생각해 방심했다고 설명했다. 이 남성은 월남 과정에서 경계용 감시카메라(CCTV)에 10차례 포착됐지만, 군은 8번이나 놓친 후 9~10번째에서야 식별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서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초동 대응이 늦은 이유를 묻는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출퇴근하는 간부로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민통선 근방에서 민간인이 발견된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까지 장관이나 합참의장한테 보고하는 시스템은 아니다"라며 "그런 정도 상황으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 장관은 "민통초소 근방에서 일반인이 식별돼 방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철책 훼손 유무를 확인했는데 이상이 없으니 더 방심한 것 같다"며 "잘못된 조치"라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검열단이 현장 조사한 결과 북한 남성이 통과한 해안 철책 배수로는 해당 부대에서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다.

북한 남성은 잠수복을 입고 바다를 6시간동안 헤엄쳐 월남했다. '겨울 바다를 6시간 동안 헤엄칠 수 있냐'는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당시 해수온도를 고려했을 때 쉽지 않기는 하다"면서 "장비와 복장을 자세히 살펴보고 전문가 의견을 들으니 가능하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솜옷을 입고, 그 위에 물이 스며들지 않는 잠수복을 입었다.

서 장관은 이 남성이 부유물이나 목선, 추진체를 활용했느냐는 질문에는 "가능성을 놓고 검토했는데 (귀순자) 진술이나 저희가 갖고 있는 증거물을 종합해볼 때 아니다"라며 "(수영을 했다는 귀순자) 진술 내용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북한 남성은 해안에 도착한 후 군 초소가 아닌 민가를 향했다. 서 장관은 귀순자 행적이 의심스럽다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귀순자가) 군 초소에 들어가서 귀순하면 북으로 돌려보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며 "민가로 가려고 했다고 한다"고 했다. 또 "군인들은 무장해서 총에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