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QNED, 美서 75·86인치부터 판매
미니LED TV에 소극적인 LG "OLED가 최고"
업계 "LG QNED는 삼성 견제용, 2등만 하면 돼"

LG전자의 미니LED TV인 QNED 8K. 75인치와 86인치로 판매를 시작한다.

총 10종류의 미니발광다이오드(LED) TV를 내놓겠다고 했던 LG전자가 먼저 75·86인치로 시장에 뛰어든다. 55인치부터 85인치를 초기에 선보이는 경쟁사 삼성전자와 다른 소극적인 행보다. 업계는 발광다이오드(OLED) TV에 주력하고 있는 LG전자가 미니LED TV를 적극적으로 판매하기보다는 삼성전자를 견제할 수준의 점유율만 확보하는 ‘2등 전략’을 쓰고 있다고 분석한다.

24일 LG전자에 따르면 이르면 4월쯤 북미 판매를 시작하는 미니LED TV 제품군 ‘QNED’는 해당 시장에서 4K 75·86인치(90시리즈)와 8K 75·86인치(99시리즈)로 출시된다. 액정표시장치(LCD) TV 제품군인 ‘나노셀 TV’의 최상급 모델로 판매되며, 백라이트 유닛에 기존 LED보다 크기가 작은 미니LED를 사용해 밝기 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기존 나노셀 TV에 사용된 나노셀 컬러필름에 퀀텀닷 기술을 더해 고화질을 구현했다.

QNED는 86인치 기준 백라이트에 미니LED가 약 3만개 사용된다. 현재 판매 중인 일반 LCD TV에 백라이트용 LED가 2000개쯤 장착되는 것과 비교하면 10~15배 더 많은 수치다. 그만큼 화면 밝기를 더 밝아 색 표현력에 강점을 지닌다. TV 화면에서 검은색을 표현하는 일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로컬 디밍(Local Dimming) 블록의 숫자는 2500개 이상이다. 통상 400~500개를 쓰는 일반 LCD TV보다 5배 많다.

일반 LCD와 LG QNED의 로컬 디밍 블록의 차이를 나타낸 개념도.

다만 LG전자는 미니LED TV 제품군인 QNED가 뛰어난 화질을 갖고는 있지만, OLED를 넘어설 순 없다고 보고 있다. 현존 최고 화질 기술을 보유한 TV는 OLED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퀀텀닷-발광다이오드(QD-LED) 개발 진척이 더딘 탓에 미니LED TV를 플래그십 제품으로 소개할 수밖에 없는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다시 말해 TV 제품의 우열순위를 ‘OLED-미니LED-LCD’ 순으로 고착화하겠다는 의도다.

LG전자는 미니LED TV인 QNED의 판매에도 다소 소극적인 모습이다. QNED 브랜드는 삼성전자에 앞서 소개했지만, 실제 판매 계획은 삼성전자보다 1~2달 뒤로 늦춘 것이다. 제품 크기 역시 55~85인치로 넓게 설정한 삼성전자와 다르게 출시 초반 75·86인치로 한정한다. 굳이 판매에 열을 올릴 필요 없이 일정 수준의 점유율만 확보하면 된다는 이른바 ‘2등 전략’인 셈이다.

미니LED TV 제품군 이름을 QNED로 삼은 것도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다. QNED는 그간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퀀텀나노로드발광다이오드(Quantum Nanolard Emitting Diode)’ 머리글자를 따온 것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LG전자는 이를 자사 미니LED TV의 기술적 특징을 담은 ‘퀀텀나노셀발광다이오드(Quantum Nanocell Emitting Diode)’의 앞글자를 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미니LED TV의 명칭을 QNED로 붙인 것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QNED를 사용하려 했던 삼성전자에 선수를 친 것"이라며 "현재 주력과 미래 주력 모두를 견제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보인다"고 했다.

삼성전자의 미니LED TV인 네오 QLED.

다만 이런 LG전자의 의도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미니LED TV는 현재 LCD TV 시장을 빠르게 대체해 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미니LED TV 출하량이 전체 TV 출하량의 2%쯤에 해당하는 400만~500만대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4~5배 커진 것이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200만대 이상의 미니LED TV를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