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아이들의 야외 활동이 줄면서 아파트 등 공동 주택의 층간 소음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층간 소음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주택 방음시장도 커지고 있다. 건설사들도 층간소음이 사회 문제로 비화하면서 층간소음 저감 기술 개발에 골몰하고 있다.

코로나로 아이들 야외 활동이 줄면서 아파트 등에서 층간 소음 민원이 급증했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층간 소음을 호소하는 민원 전화가 총 4만2250건으로 2019년(2만6257건) 대비 60.9% 증가했다.

22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주택 방음 관련 소비가 증가했다. 국내 5대 대형 온라인 쇼핑몰 중 한 곳인 위메프에 따르면 2020년 12월~2021년 1월 방음 제품 매출이 크게 늘었다. ‘바닥 매트류’는 전년 동기 대비 95% 늘었고, ‘충격 흡수 매트’는 80% 늘었다.

건자재 회사 LG하우시스의 소음 저감 기능성 바닥재 제품인 LG Z:IN 바닥재 ‘지아 소리잠’과 ‘엑스 컴포트’ 제품도 매출이 늘었다. LG하우시스는 관련 제품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약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건설사들도 층간 소음 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였다. 층간소음 민원이 커지면 건설사 브랜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은 이달 층간소음 제로화를 위해 기술연구원 산하에 소음 진동 전문 연구 부서인 소음 진동 솔루션팀을 신설했다. 층간소음 관련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시작으로 완충재·신기술 개발 등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제로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아파트 층간소음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스마트 3중 바닥구조’를 개발하고, 관련 기술 특허를 등록했고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작년 12월 층간소음연구소를 신설했다. ENG센터 산하에 석박사급 인력 10여명으로 구성된 연구소에서 층간소음의 원인과 현황 분석부터 재료와 구조, 신공법에 이르기까지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기술개발과 솔루션 확보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한다.

관련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2022년 7월부터 아파트를 시공한 이후 바닥 충격음이 얼마나 차단되는지를 확인하는 ‘사후 확인제도’를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건설업자가 아파트 바닥 층간소음 차단구조에 대해 공인 인정기관으로부터 소음 차단 성능을 인증받아 놓으면 그에 따라 아파트를 시공하게 하는 사전인증제로 운영돼왔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이 인증받을 때 시험체와 실제 도면이 다르거나, 인증을 위해 성능을 부풀리는 문제가 지적돼왔다.

다만 공사비 인상 문제로 사왕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층간 소음을 해결하려면 바닥을 두껍게 해야 하는데, 건물 전체 높이가 제한돼있으니 바닥을 두껍게 깔면 한 층을 날리게 된다"면서 "층간 소음 문제는 결국 사업성 문제"라고 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만큼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데 분양가를 제한하는 분양가 상한제 안에서는 상황 해결이 더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국토교통부 주택건설공급과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의 경우에도 무량판(기둥과 슬래브로 구성), 라멘(Rahmen·기둥, 보 바닥으로 구성) 등 구조 형식에 따라 3~16%, 주택성능등급의 경량 중량충격음 등 층간소음 성능 수준에 따라 1~4% 가산 비율을 적용토록 규정하고 있어, 관련 건축비용은 이미 분양가에 포함돼 있다"면서 "사회문제로 대두된 만큼 층간소음 완화 해결책을 지속 검토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