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비트코인 투자에 뛰어든다.

릭 라이더 블랙록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7일(현지 시각) 미 경제전문매체 CNBC에 출연해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부채가 쌓여간다는 가정 하에 가치를 저장할 곳을 찾고 있어 우리도 비트코인에 조금씩 손을 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이 곧 금과 은 같은 안전자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릭 라이더 블랙록 최고투자책임자(CIO).

블랙록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블랙록은 지난달 운용하는 두 개의 펀드에 비트코인 선물을 추가했다. 블랙록 전략 수익 기회, 블랙록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가 그 대상이다.

라이더 CIO는 "다수의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할 정도로 기술과 규제가 진화했다는 게 내 생각"이라며 "가격은 그래서 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5만2000달러를 돌파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는 현재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며 "갖고 있는 현금 중 일부를 가상자산으로 보유하는 건 타당해 보인다"고도 강조했다. 다만 "가상화폐와 같은 곳에 가지고 있는 현금 일부를 두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특정 비중이나 보유 목표를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랙록은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8조6800억달러(약 9594조8720억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라이더 CIO는 지난해 11월에도 비트코인의 잠재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당시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특히 밀레니얼 세대들의 기술과 가상화폐에 대한 수용 정도는 실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