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재정수지가 지난해 3531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다만 적자 규모는 2019년보다 2조원 가량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국민의 위생 습관이 개선되면서 감기 등 감염성 질환으로 인한 의료비 지출이 크게 감소한 영향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건강보험 총수입이 73조4185억원, 총지출이 73조771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지출이 수입보다 3531억원 많아 당기수지 적자로 기록됐다.

건강보험증.

2011년부터 매년 흑자를 내던 건보 재정은 2018년부터 적자(-1778억원)로 돌아섰다.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가 본격화된 영향이다. 2019년엔 적자가 2조8243억원으로 치솟았다. 작년에도 당기수지가 감소해 3년째 적자를 이어가게 됐다.

다만 작년 적자 폭은 2019년보다 약 2조4000억원 줄었다. 건강보험종합계획상 작년 재정 적자 전망(2조7275억원)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건보공단은 적자 폭이 대폭 줄어든 이유에 대해 "감기와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질환이나 세균성 장 감염ㆍ결막염 등 감염성 질환을 중심으로 환자 수가 크게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국민들이 손 씻기 등 개인위생관리에 이전보다 신경쓰게 되면서 병원을 찾지 않았다는 의미다.

실제로 작년 감기와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질환 환자는 전년과 비교해 48.1% 감소했고 세균성 장감염과 결막염, 중이염 환자는 18.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대로 암·뇌혈관 환자와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 및 치매환자는 증가해 중증·만성질환자의 병원 진료는 예년만큼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은 "코로나19에 따른 지출 증가율 둔화는 의료이용 행태가 합리적으로 바뀌면서 생긴 결과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응급진료를 제때 받지 못한 경우도 있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공단은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