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호주 미디어 기업 세븐웨스트미디어에 뉴스 콘텐츠 이용료를 지불하기로 했다고 AP 통신이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세븐웨스트미디어가 소유한 호주 최대 민영방송 채널7의 방송용 로고.

AP에 따르면 호주 최대 민영방송인 채널7 등을 소유한 세븐웨스트미디어는 이날 구글과 ‘뉴스 쇼케이스’ 애플리케이션용 콘텐츠를 공급하는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앞서 7개의 호주 온라인 매체와 지역 언론사에 뉴스 쇼케이스용 콘텐츠 이용료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구글의 호주 지역 담당 이사인 멜 실바는 "우리는 신뢰받는 고품질의 원문 저널리즘을 지원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제휴로 구글은 대도시뿐 아니라 소규모 지역사회를 위한 언론에 상당한 투자를 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앞서 작년 10월에는 ‘뉴스 쇼케이스’ 앱을 출시하고 향후 3년간 각국 언론사에 10억달러의 콘텐츠 이용료를 지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구글은 지금까지 독일 주간지 슈피겔 등 전 세계 450여개 언론·출판사와 유료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의 구체적인 조건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세븐웨스트미디어의 경쟁 매체인 나인엔터테인먼트는 익명의 취재원을 인용해 연간 3000만호주달러(약 260억원)에 달하는 규모라고 보도했다.

이번 계약은 호주 정부가 작년 말부터 ‘뉴스 사용료 지불 법안’을 추진하던 와중에 나왔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각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뉴스 링크를 끌어다 쓰는 대가로 콘텐츠 사용료를 지불하도록 하는 것이 법안의 골자다. 디지털 플랫폼과 언론사가 직접 적정 가격을 합의하지 못하는 경우 중재자가 개입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이 같은 법안에 난색을 표해왔다. 멜 실바 이사는 지난달 연방 상원 청문회에서 "이 법안은 검색엔진과 인터넷의 작동 원리에 배치되고, 구글의 사업에 지속 불가능한 선례를 만든다"며 "법안이 시행되면 구글은 호주에서 검색 서비스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구글은 호주 검색시장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호주 정부는 해당 법안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미디어산업 분석가인 폴 버드는 “호주 정부와 구글이 타협에 가까워졌다는 징후”라며 “호주 정부가 구글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구글이 입을 피해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