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조기·적극집행 강조… 불용률 1.4% 역대 최저
법인세↓·자산세↑… 세계잉여금은 5조7000억원 흑자

정부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적인 예산 진행에 나서면서, 작년 예산 불용률이 1%대로 떨어졌다. 이는 디지털 회계 예산시스템이 도입된 2007년 이후 14년 만에 역대 최저치다.

또 코로나 사태로 경기부진이 지속되면서 법인세 세입이 크게 줄었다. 다만 지난해 부동산, 주식 등 자산 관련 세수가 증가하면서 법인세 감소폭을 상쇄했다. 이에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에 사용될 수 있는 일반회계 세계잉여금 규모는 지난해보다 큰 폭 늘었다.

안일환 기획재정부 차관이 지난달 28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1년 제1차 재정관리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9일 기획재정부의 2020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불용 규모는 전년보다 1조3000억원 줄어든 6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불용액은 해당 회계연도 예산으로 잡혔지만 사용하지 못한 금액을 말한다. 세출예산 대비 불용액을 뜻하는 불용률은 1.4%로 집계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으로 예산의 조기집행과 적극적인 집행을 주문하면서 불용률이 떨어진 것 같다"고 했다.

기재부

불용액을 세부적으로 보면, 일반회계 가운데 기재부에서 1조6000억원, 국방부 5000억원, 고용노동부 2000억원 등 총 3조8000억원이 불용됐다. 전년보다 3000억원 줄어든 규모다.
특별회계에서는 에너지 및 자원산업(1조원), 우편사업(6000억원), 우체국보험(2000억원) 등에서 2조9000억원이 사용하지 못하고 불용 처리됐다.

지난해 이월 규모는 3000억원 줄어든 2조3000억원이었다.일반회계와 특별회계에서 각각 1조4000억원, 9000억원 씩 이월이 발생했다. 일반회계는 국방부에서 4000억원, 질병관리청 2000억원, 방위사업청 2000억원 등이 이월됐다.

이월·불용 규모가 줄어든 것은 지난해 기재부의 재정집행 제고 독려에 따라 집행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앙부처 및 공공기관의 관리대상사업 318조9000억원의 집행률은 95.8%를 기록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법인실적 부진으로 법인세(-16조7000억원) 등은 감소했지만,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 거래량 증가에 따른 관련 세수 증가로 세계 잉여금은 총 9조4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2조1000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세계 잉여금은 총세입에서 총세출과 이월액을 제외한 금액이다.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은 5조7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세수 불황으로 39년만의 최저치였던 지난해(619억원)보다 대폭 늘었다.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방교부세 정산 ▲공적자금 출연 ▲채무상환 ▲추경 편성 또는 세입 이입에 사용된다. 특별회계 세계 잉여금은 2조9000억원이었다. 특별회계 잉여금은 개별 법령에 따라 자체 세입으로 처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