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기있는 드라마나 영화는 웬만하면 거의 다 웹툰 기반이다"

최근에 만난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이로운 소문’을 언급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다음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첫 회 시청률 2.7%에서 시작해 최종회에 11%를 기록하며 OCN 역대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다. 넷플릭스에서는 한국은 물론 홍콩, 말레이시아 등에서 톱10 콘텐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조선DB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이른바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넷플릭스를 비롯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Over the top) 수요는 크게 증가했다. 2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OTT 이용률은 66.3%로, 지난 2019년(52.0%)보다 14.3포인트(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OTT 시장이 커지자 주식시장에서는 콘텐츠 관련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영화, 드라마 제작사들이 손에 꼽혔지만, 경이로운 소문처럼 웹툰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 영화가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는 웹툰 콘텐츠제공(CP) 업체들이 그 중심에 섰다.

작년 한 해 동안 웹툰 콘텐츠CP 3대장으로 불리는 기업들의 주가는 적게는 50%, 많게는 140%까지 상승했다. 키다리스튜디오(020120)는 약 143.6% 상승했고, 디앤씨미디어(263720), 미스터블루(207760)는 각각 89.2%, 51.4% 올랐다. 같은 기간 스튜디오드래곤(253450)은 14.5% 상승했다.

그래픽=정다운

신한금융투자는 ‘드라마 제작사 다음은 웹툰이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방탄소년단(BTS)이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것처럼 웹툰을 원작으로 한 K-콘텐츠도 비슷한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며 "웹툰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고, 원천 지식재산권(IP)으로써 웹툰 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OTT로 공급되는 웹툰 기반 콘텐츠가 확대된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한한령(限韓令·한류콘텐츠 금지령) 이후 지난 몇 년간 중국에서 한국 콘텐츠 방영이 제한적이었으나, 아이치이, 텐센트 등 중국 주요 OTT 기업들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KT경제경영연구소는 웹툰 IP 시장 규모가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4년 2100억원대에 비하면 4.8배가량 커진 셈이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앞으로 그 규모는 더 증가할 가능성도 크다. 즐겨보는 영화나 드라마 원작을 찾아보고, 웹툰 산업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