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8일 애플과 자율주행차 협력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일부 현대차그룹 임원들이 최근 한 달 사이 자사주 일부를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들은 작년 3월 코로나19로 현대차 주가가 11년 전 수준으로 후퇴하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따라 자사주를 매입했었다.

현대차·기아 양재 사옥.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 임원 14명은 지난달 6일 이후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3537주(우선주 포함)를 매도했다. 매도 규모는 약 8억6100여만원이다. 지난달 27일 김모 상무는 보통주 585주를 26만3000원에 장내 매도했다. 매도 규모는 1억5385만5000원이다. 석모 상무는 보통주 500주를 26만1500원(1억3075만원)에, 최모 상무 역시 25만2500원에 보통주 410주(1억352만5000원)를 처분했다.

최근 한 달 사이 현대차 주식을 추가 매입한 임원도 있다. 이모 부사장은 지난달 11일 보통주 100주를 주당 20만5625원에, 박모 상무는 지난달 26일 보통주 250주를 주당 25만7000원에 추가로 샀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달 8일 애플이 2024년 애플카 출시를 목표로 현대차그룹에 협력을 제안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급등했다. 작년 12월 30일 19만2000원이었던 현대차 주가는 지난달 11일 장중 28만90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도 작년 말 41조243억원에서 55조원 수준으로 15조원 가까이 불었다. 기아차는 지난 5일 1주당 10만2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작년 3월 코로나19로 자동차 생산이 중단되고 판매가 감소하자 현대차 주가는 6만5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에 정의선 회장을 비롯한 임원 200여명은 책임경영을 실천하는 차원에서 자사주를 대거 매입했다. 정 회장은 작년 3월 19일부터 25일까지 현대차 주식 406억원(주당 6만 9793원, 58만1333주), 현대모비스 411억원(주당 13만 5294원, 30만3759주) 등 총 817억원어치를 매입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산 주식을 매도하지 않았다. 현대차 임원 125명은 작년 3월부터 8월까지 약 33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012330)등 현대차그룹 상장사는 애플과의 협력 가능성이 불거진 후 주가가 급등했지만, 이날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자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