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 염태영 수원시장은 8일 최근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의 성과금 논란에 대해 "어려운 시기에 공개적으로 불거진 논란을 국민들이 어떻게 바라볼지 생각하면 씁쓸한 심정"이라고 했다.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염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공동체의 어려움에 더 배려를 기울이는 성숙한 자세를 키워가기를 바란다"며 이렇게 말했다.

염 최고위원은 삼성전자 본사가 있는 수원시장이기도 하다. 그의 발언은 성과금을 받지 못하는 중소기업 근로자들과 코로나19로 영업손실을 입은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느낄 상대적 박탈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해석되지만, 수원시 유권자들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직원들을 질책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이목을 끌고 있다. .

염 최고위원은 "(성과급 논란은) 매년 경영진과 직원 간에 논쟁이 오갔던 주제지만 이번엔 사내 갈등이 외부에 표출됐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사기업의 급여와 관련한 문제에 정치권이 왈가왈부할 문제도 아니고 회사 수익이 많으면 직원들이 더 받아야한다는 주장도 충분히 이해가지만, 하필 이 어려운 시기에 공개적으로 불거진 대기업의 성과금 논란을 많은 국민들이 어떻게 바라볼지를 생각하면 씁쓸한 심정"이라고 했다.

염 최고위원은 "얼마 전에는 공영방송사가 억대 연봉 구설수에 휘말렸다"며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데, 공동체의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 마저 양극화로 치닫는 것 아닌지, 그로 인해 우리 사회 구성원 간에 신뢰와 균열, 상처가 남지 않을 지 우려된다"고 했다.

염 최고위원은 이어 "대기업 구성원이 가지는 사회적 위치는 상당하다"며 "부모님께는 자랑이고 보통 직장인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만큼, 공동체의 어려움에 더 배려 기울이는 성숙한 자세를 키워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SK하이닉스 내에서 작년 성과금이 연봉의 20%로 결정된 것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다. 전년도 영업이익이 2019년에 비해 84% 늘어난 5조원을 기록했지만, 경쟁사인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절반 정도에 그친다는 것이다.

논란은 삼성전자 일부 사업부로도 옮겨갔다. 삼성전자는 사업 부문별로 성과급을 다르게 지급하는데, 영업이익의 절반 넘게 차지한 반도체 부문은 연봉의 47%인 반면, 소비자 가전을 만드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와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 부문은 50%를 받아 내부에서 형평성 논란이 나왔다.

국내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기업 실적에 비해 성과금이 너무 적다"고 반발하며 논란이 되자, 코로나로 힘든 중소기업·자영업자의 박탈감을 이해해보라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