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MS·구글, 클라우드 4분기 역대급 실적
서버 교체주기 도래, 신규 CPU도 출시 임박
서버 D램 가격 상승, 삼성·SK하이닉스도 호재

AWS의 데이터센터 내부 모습.

글로벌 클라우드서비스 기업 ‘빅3’가 지난해 4분기(10~12월) 역대급 매출액을 잇따라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 업체들의 투자 본격화가 시간문제라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외적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클라우드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를 자제하는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실탄이 두둑이 확보된 만큼 인프라 투자를 더 미룰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8일 현재까지 나온 클라우드 빅3 실적을 종합해보면, 업계 1위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4분기 127억달러(약 14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4분기보다 34% 증가한 것으로 분기 기준 최대 규모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텔리전트클라우드 사업부는 이 기간 146억달러(약 16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이 가운데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는 매출액이 50% 급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후발주자인 구글 클라우드는 최초로 이 사업부문의 실적을 별도 공개하는 등 자신감을 드러냈다. 4분기 매출액은 38억달러(약 4조3000억원)로 47% 가까이 늘었다.

김영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AWS와 MS는 서버 교체주기가 도래하는 등 통상적인 투자 시점과 맞물려 있는데 대부분 역대 최대 실적을 쓰며 신규 투자여력을 확보한 상황이다"라며 "구글 역시 사업 초기 관련 인프라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이 기업들의 투자가 시작 조짐을 보였다고 판단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 집계를 보면, 이 기간 빅3를 포함한 클라우드 기업들의 투자는 399억달러(약 44조9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32%, 직전 분기인 3분기보다 10% 증가한 상태다. 이 중 AWS가 전체 32%를 집행했고, MS 애저가 20%, 구글 클라우드가 7%로 그 뒤를 잇고 있다.

그래픽=이민경

반도체 업계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이런 북미 클라우드 기업들을 중심으로 서버 D램 축적이 본격화됐다고 보고 있다. 또 앞으로 이런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더 올라갈 것을 고려해 이들이 재고 축적에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최근 발표된 D램익스체인지의 지난 1월 말 서버 D램 가격은 115달러(32GB 모듈 기준)로 7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초입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클라우드 기업들이 투자를 미뤄온 또 다른 큰 이유 중 하나인 인텔의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신작 출시도 올해 초로 예정돼 있다. 서버 D램에서 D램 전체 매출의 35~ 40%를 올리는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에 호재라 할 만하다.

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서비스 인프라는 최근 주목받는 성장 산업이었으나, 지난 1년 코로나19로 인한 감염병 대유행으로 온라인 게임, 음악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재택근무 등의 수요가 커지면서 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4분기부터 기업들의 성장세가 본격화된 만큼 올해는 상반기부터 이런 니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공격 투자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