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경硏, 위기별 극복지수 산출… "비임금근로자 고용, 코로나 확산세 달려"
소비·수출·고용에 코로나 단기충격 컸지만 회복은 외환·금융위기보다 빨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자영업자를 포함하는 비임금근로자가 받은 충격이 과거 외환·금융위기 때보다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소비·수출·고용 전반에 대한 단기충격도 상당히 컸지만, 그 회복속도는 상대적으로 빨랐다.

현대경제연구원이 7일 발간한 'HRI 경제 위기극복지수 비교'에서 자자영업자에 무급가족종사자를 합친 비임금근로자의 고용수준을 위기별로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위기 시점의 단기충격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한 상가의 점포들이 폐업해 임대 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다.

또 외환위기와 코로나19 위기가 비임금근로자에 미친 충격은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는 점에서 유사했다. 외환위기의 경우 비임금근로자의 고용이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데 약 31개월이 소요됐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위기의 경우에는 위기 발생 10개월 후에 비임금근로자의 고용 수준지수에 소폭 반등이 나타났으나, 반등세 유지 여부는 전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세에 달려 있다"고 했다.

임금근로자의 경우에는 위기별 충격 정도가 비임금근로자와는 차이가 있었다. 코로나19로 받은 충격이 외환위기보다는 적었고, 금융위기보다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 주요기업들이 도산한데 따라 임금근로자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제공

코로나19가 소비에 미치는 충격은 금융위기보다는 심각했던 반면 외환위기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복 속도 또한 외환위기가 가장 더뎠으며, 금융위기와 코로나19는 유사한 수준이었다. 다만 코로나19 위기의 경우 상품군별, 업종별, 업태별 소비 격차가 확대돼 양극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수출에 있어서는 금융위기가 가장 큰 충격을 입혔던 것으로 추산됐다. 반등하는데 까지 걸린 시간도 금융위기가 최초 위기발생 이후 5개월로 가장 늦었고, 위기 이전으로 회복되는데까지는 12개월이 걸렸다. 외환위기와 코로나19 위기를 비교했을 때는 코로나19가 수출에 미친 단기충격이 더 컸다.

서비스업에 미친 충격은 금융위기에 비해 코로나19 때 더 심각했떤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서비스업 충격은 위기 발생 후 3개월 후부터 반등했고, 10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비교했을 때도 금융위기보다 회복 정도가 낮았다. 외환위기의 경우 당시 관련 통계치가 없어 비교가 어려웠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오 연구위원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인한 국내 실물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고, 특히 취약계층 대한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