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통신 위해 非통신분야서 드라이브 거는 SK텔레콤
"F&B·교육·렌털 등 사업자와 제휴해 구독 서비스 출시"
2023년까지 가입자 2000만명, 매출 6000억 목표
분할 등 기업구조 재편 "주주가치 극대화 방향으로 추진"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SK텔레콤(017670)은 주력인 이동통신(MNO) 사업에서 올해 ‘AI(인공지능) 기반 구독형 상품 마케팅 회사’로 새로운 성장 스토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중간지주회사로의 전환 등 기업구조 재편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

윤풍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일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통신의 틀을 넘어 식음료(F&B), 교육, 렌털, 여행 등 다양한 사업자와 제휴해 고객이 원하는 임팩트 있는 구독형 상품, 서비스 출시할 예정이다"라며 "구독형 상품 마케팅을 펼치기 위해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고 통신사의 강력한 마케팅 툴인 멤버십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편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오는 2023년까지 구독형 상품 가입자 2000만명을 확보하고 여기에서 6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도 했다.

이런 구독형 서비스는 SK텔레콤이 4월 중 우버와 손잡고 추진 중인 모빌리티(이동 편의) 서비스에도 적극 반영한다는 전략이다. 하형일 SK텔레콤 코퍼레이트2센터장은 "우버와 택시호출 공동사업을 위한 합작법인(JV) 설립, 서비스 출시는 4월 중 이뤄질 것이다"면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영역에서 T맵 라이프 플랫폼 등 기존 사업을 확대하고, 또 기존에 없었던 구독형 멤버십을 출시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티맵모빌리티는 대중교통, 렌터카, 차량공유, 택시를 아우르는 올인원 모빌리티 서비스로 성장할 것"이라고도 했다.

최근 통신 3사가 물밑에서 치열하게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 플러스와 자체 OTT인 웨이브의 제휴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린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했다. 윤 CFO는 "현재 SK텔레콤은 인터넷(IP)TV와 OTT를 포함한 미디어 부문에서 초협력의 열린 자세로 임하고 있다"면서도 "특정 회사와의 제휴 가능성은 사전에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웨이브 본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기업지배구조 개편 관련해서는 "MNO뿐 아니라 뉴 비즈니스(미디어·보안·커머스)에서도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지배구조 개편 관련 여러 이해관계자와 의견을 주고 받고 있다"고 했다. 분할을 포함해 아직 개편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한다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날 SK텔레콤은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매출액 18조6247억원, 영업이익 1조349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각각 5%, 22% 증가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올해 사상 최초로 ‘연간 매출 20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