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086280)가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운송 시장에 진출한다.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사용후 배터리에 대한 회수물류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전기차 모델별로 형태가 다른 사용후 배터리를 하나의 용기에 실어 운반하는 ‘플랫폼 용기’ 특허를 취득했다고 3일 밝혔다.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는 신품 대비 성능이 약 70% 이하로 떨어져 구동 배터리로 사용 가치가 없어진 배터리를 뜻한다. 다만 전기차 충전소 등 다른 영역에선 재활용이 가능해 관련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생산된 전기차부터 배터리 지자체 반납 의무제가 폐지되면서 현대글로비스 종합물류연구소는 특허 출원에 나섰다. 이번에 취득한 특허 용기는 용기 자체의 크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가변레일식 구조를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여러 차종의 각기 다른 모양 배터리를 실을 수 있다.

테슬라 전기차 모델3.

현대글로비스가 특허받은 용기를 이용하면 다단적재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사용후 배터리 적재 가능 용량이 11t 화물트럭 기준 기존 최대 5개에서 17개로 늘어 3배 이상 효율성이 늘었다. 컨테이너에 그대로 실을 수 있기 때문에 향후 해상운송을 통한 수출도 가능하다. 또 절연 소재를 채택해 누진예방에 효과적이고 특수 고정장치를 이용해 사용후 배터리를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부터 테스트운송을 실시해 운송 능력을 검증했다. 앞으로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특허 용기의 현재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체계적인 운송에 나설 계획이다.

크고 무거워 취급이 까다로운 배터리의 특성 때문에 국내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운송시장은 관련 기술 개발이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기존 운송방식은 사용후 배터리를 규격이 맞지 않는 일반 물류 용기에 보관하거나 용기 없이 고정되지 않은 상태로 운송해 파손의 위험이 컸다.

에너지경제원구원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사용후 배터리 양이 2020년 약 4700개에서 2030년 약 8만개로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용후 배터리 운송사업은 배터리 폐기 시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줄이며 재활용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선순환 구조 형태의 친환경 사업이다.

현대글로비스 종합물류연구소 관계자는 "전망은 밝지만 관련 기술이 부족했던 사용후 배터리 시장에서 직접 개발한 용기로 새로운 활로를 개척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환경을 고려한 신기술을 개발해 스마트물류기업으로서 행보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