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 개발자 베타버전 배포
기능 활용 조건은 '애플워치' 착용
"이용자 부담만 커진다" 지적도
최신형 아이폰에는 '지문 인식' 기능 없어

눈이 내린 저녁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시민이 스마트폰을 만지며 퇴근길을 재촉하는 모습.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예견 못 했던 애플이 업데이트를 통해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도 얼굴 잠금해제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조치했다. 하지만 이 기능을 사용하려면 최소 30만원대에 달하는 애플워치를 구매해야 해 이용자들의 부담이 되려 커졌다. 애플워치를 구매하기 어려운 아이폰 이용자들은 계속해서 암호를 입력하거나 마스크를 벗은 상태로 잠금해제해야 한다.

애플이 2일 공개한 iOS 14.5 개발자 베타 버전에서는 사용자가 입과 코를 모두 덮는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페이스 ID’(얼굴 인식)를 이용해 아이폰을 잠금 해제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얼굴 인식 잠금해제는 아이폰 사용자뿐 아니라 안드로이드 폰 사용자들이 가장 널리 사용하는 기능이었다. 패스워드, 지문 인식과 비교해 간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전 국민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서 외부에서 이 기능을 활용하기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많은 이용자는 얼굴 인식 대신 지문 인식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애플 이용자다. 아이폰X 이상의 최신 출시 아이폰 이용자들은 지문 인식을 사용할 수 없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SE 2세대’를 제외하고 모두 페이스아이디를 탑재했다. 하지만 마스크를 쓰고 페이스 ID를 사용할 수 없어 암호를 입력하거나, 마스크를 내린 상태에서 잠금해제 해야 했다.

아이폰12 미니와 프로 맥스가 국내 정식 출시한 지난해 11월 2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리스비 명동점에서 고객들이 두 기기를 비교해보고 있다.

아니면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으로 대체 외모를 설정해 페이스 ID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한 상태에서는 대체 외모로 등록하거나 페이스 ID를 뚫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국 애플은 마스크를 착용한 상황에서도 아이폰의 잠금을 해제할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다. 단 애플워치를 반드시 구매해 착용하고 있어야 한다. 아이폰 설정에서 ‘애플워치로 아이폰 잠금 해제하기’를 선택해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증이 완료된 애플워치를 손목에 착용하고 있어야 하고, 기기 간 간격이 가까워야 한다. 잠금이 해제되면 애플 워치에 진동이 울린다.

또 이 기능은 아이폰 잠금을 풀 때만 사용할 수 있다. 앱스토어, 아이튠즈, 사파리 암호 자동완성 기능의 경우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는 암호 입력창이 표시된다.

애플과 달리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최대 경쟁자인 삼성전자(005930)는 매년 향상된 디스플레이 내장형 지문인식 시스템을 개발해 최신형 스마트폰에 탑재하고 있다. 갤럭시S21 시리즈에 탑재된 초음파 지문인식 스캐너도 전작보다 1.7배 커지고, 속도도 50% 향상됐다.

결국 애플은 올해 출시할 ‘아이폰13’에서 페이스 ID와 함께 다시 디스플레이에 내장된 지문 스캐너를 활용하는 터치 ID 기능을 부활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아이폰13 시리즈에 탑재할 광학식 지문인식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지난 2017~2020년 사이에 아이폰 최신형 모델을 구매한 이용자는 애플워치 없이는 여전히 페이스 ID를 사용할 수 없다. 결국 많은 아이폰 이용자가 애플워치 구매에 나서며 애플이 주력하는 웨어러블 시장 성장에 큰 도움을 줄 것이란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