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테슬라의 첫 흑자를 만든 주역은 전기차가 아니라 ‘규제 크레딧’이라고 31일(현지 시각) CNN이 보도했다.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소.

규제 크레딧은 환경 오염을 낮추는 데 기여한 기업에게 정부가 제공하는 일종의 포인트다. 테슬라와 같은 전기 자동차 회사의 경우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기에 주 정부로부터 규제 크레딧을 받는다. 테슬라는 이를 기준 이상 배출한 기업에게 판매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규제 크레딧’은 테슬라에겐 수익성이 좋은 사업이다. 지난 5년간 33억 달러(약 3조6000억원)를 규제 크레딧으로 벌어들였다. 작년에 벌어들인 규제 크레딧 수익만 16만 달러(약 1조7000억원)로, 이 수익이 없었다면 테슬라는 7억2100만달러의 순이익 대신 손실을 볼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GLF 리서치의 고든 존슨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는 차를 팔아서 돈을 잃고 크레딧을 팔아서 돈을 벌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크레딧 사업은 금방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테슬라의 크레딧 사업은 규모가 점차 줄어들 수 밖에 없고 주장한다. 테슬라에게 규제 크레딧을 사는 다른 경쟁 기업들도 전기차 생산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GM은 지난주 2035년까지 배기가스 없는 자동차로 완전히 전환하기를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다. 고든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흑자를 두고 "지속가능한 모델이 아니다"고 평했다.

한편에서는 경쟁이 격화되더라도 테슬라 수익이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 분석하기도 한다. 웨드부시 시큐리티의 기술 분석가 다니엘 이브는 "테슬라가 시장의 8-90%를 차지할 수는 없겠지만, 훨씬 낮은 시장 점유율로도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다"며 "중국 시장 성장세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주가가 743%나 폭등해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기업 중 하나가 됐다. CNN은 테슬라가 2020년에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인 7000만대의 140분의 1 수준인 50만대 밖에 판매하지 못했다면서도, 다른 제조업체보다 훨씬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