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애플 광풍에 2위로 밀려난 삼성
美 제재 화웨이, 4분기 글로벌 톱5에서 밀려나
삼성전자, 60개국서 갤럭시 조기 출시하며 승부수

이탈리아 로마의 스페인광장에 있는 ‘갤럭시S21 울트라’ 옥외광고. 삼성전자는 29일 전 세계 60여개국에서 갤럭시S21 시리즈를 본격 출시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삼성전자(005930)스마트폰 출하량이 애플에 밀려 2위에 그쳤던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21’ 시리즈를 조기 출시한 만큼 반전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애플 아이폰 인기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중국 화웨이 빈자리를 노리기 위한 샤오미·오포·비보의 공격 행보도 이어지고 있어 삼성으로선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9일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 집계를 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6200만대 팔리며 시장 점유율 17%로 전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는 신작 ‘아이폰12’ 시리즈로 인기몰이한 애플로, 전체 출하량이 8180만대(점유율 23%)에 달했다.

중국 샤오미(4340만대), 오포(3470만대), 비보(3210만대)가 그 뒤를 이었다. 이 기간 미국 제재를 받았던 중국 화웨이(분사한 ‘아너’ 포함)는 32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전체 6위로 미끄러졌다. 화웨이가 글로벌 톱5에서 밀려난 것은 6년 만이다.

연간으로 보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20%를 사수하며 전체 1위를 지켰다. 다만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5560만대로 전년보다 14%나 줄었다. 반면 애플은 2억710만대(점유율 16%)를 팔아치우며, 전년 대비 출하량이 5% 증가하는 성과를 올렸다.

중국 시장만 놓고 보면 화웨이가 여전히 1억2330만대를 팔아치우며 지난해 1위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점유율은 37%였다. 오포가 5810만대로 2위를, 비보와 샤오미가 각각 5780만대, 3980만대를 팔며 그 뒤를 이었다. 외산 업체 중에서는 유일하게 애플이 3440만대 출하량으로 전체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전년 출하량과 비교하면 14%나 늘어난 것이다.

빈센트 티엘케 카날리스 연구원은 "아이폰12는 엄청난 히트작"이라면서 "애플은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에서 경쟁사보다 늦었지만, 코로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상황에서 급등하고 있는 항공·화물 운송비를 낮추기 위해 충전기를 기본구성에 빼 무게·크기를 줄이는 현명한 조치를 취했고, 여러 혜택을 통해 아이폰소비자 범위를 확장시켰다"고 평했다.

같은 날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IDC 집계에서도 4분기 애플 돌풍은 확인됐다. 애플은 4분기에만 9010만대를 팔아치우며 7390만대를 판 2위 삼성전자를 크게 따돌렸다. 연간으로는 삼성전자가 2억6670만대로 시장점유율 1위(20.6%)를 지켰다.

삼성전자는 이런 애플 선전을 빠르게 따라잡기 위해 예년보다 약 한 달 정도 빨리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21’ 시리즈를 전격 출시했다. 29일 삼성전자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과 캐나다, 영국·프랑스 등 유럽 전역, 싱가포르·태국 등 동남아 전역, 인도 등 전 세계 약 60개국에서 갤럭시S21 시리즈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삼성 측은 2월 말까지 약 130개국으로 출시국을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기본형 기준 갤럭시S21의 출고가를 99만9900원으로 낮추는가 하면, 자율 체험 마케팅인 ‘갤럭시 투 고(To Go)’ 서비스를 확대하며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3월 31일까지 기존 휴대폰을 반납하고 갤럭시S21 시리즈를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를 위해 중고 시세에서 추가 보상을 해주는 ‘중고폰 추가 보상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