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 공매도 가능 주식 늘어날 듯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016360),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회사들이 공매도를 위한 주식을 개인 투자자에게 빌려주기로 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다음 해당 주식을 다시 사서 갚는 거래 방법이다. 주식을 갚을 때 주가가 떨어진 상태면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주가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변동성을 키우고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효과가 있어 정부는 지난해 3월부터 오는 3월 15일까지 공매도를 금지했다.

그동안 개인 투자자는 공매도를 하려고 해도 주식을 빌릴 곳이 없어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에게만 유리한 제도라는 비판이 있었다.

지금까지 개인 투자자에 공매도용 주식을 빌려주는 곳은 키움증권(039490), 신한금융투자, SK증권(001510), 대신증권(003540), 유안타증권(003470)등 중소형 증권사와 NH투자증권(005940)뿐이었다. 이 중 유안타증권을 제외한 5곳은 한국증권금융의 시스템을 이용해 개인에게 공매도용 주식을 빌려주고 있다.

서울 서초구 삼성증권 본사(왼쪽부터),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서울 중구 미래에셋대우 본사.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27일 "지난주에 대형사들을 포함한 주요 증권회사들이 협의해 증권금융을 거쳐 개인에 대한 대주(주식 대여) 서비스에 참여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개인 대주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사들을 비롯해 10여곳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증권금융, 금융투자협회는 개인 대주 서비스에 참여할 최종 증권사를 조율 중이다.

증권금융은 개인 대주 서비스에 참여하기로 한 증권사들에게 증권금융의 자금을 빌려주고 증권사들은 이 자금을 신용융자(주식 투자자금을 증권사가 빌려주는 것)로 투자자들에게 제공한다. 증권금융은 신용융자 자금을 빌려주는 대신 신용융자로 매수한 주식을 담보로 잡고 이 주식을 공매도용으로 투자자에게 제공한다.

지금까지는 대형 증권사들은 증권금융의 자금으로 신용융자를 내주지 않고 자체 자금으로만 신용융자를 제공했다. 자체 자금으로 내준 신용융자의 경우도 투자자들이 매수한 주식을 증권사가 담보로 잡지만 이를 공매도용 주식으로 제공하지는 않았다. 대주 이자율이 연 2.5%로 낮고 관리비용 등이 많이 들어 수익이 거의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대형 증권사까지 증권금융의 자금으로 신용융자를 내주고 이를 이용해 공매도용 주식을 확보하면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를 할 수 있는 주식이 늘어나게 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매도를 다시 시작해야 하고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에게만 유리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을 줄이기 위해 개인 투자자를 위한 공매도 인프라를 만들어야 하는데 증권사들이 중개 회사로서의 어느 정도 역할을 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