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커머스 흥행에 누적 시청 횟수 급증
카카오 "11월 1000만에서 1월 2000만으로 증가"
일주일 뒤 네이버도 "우린 4500만에서 1억 됐다"
포털·메신저·페이·클라우드 등에 업고 폭풍성장

지난 19일 라이브커머스 네이버 쇼핑라이브에서 진행된 ‘2021년 삼성전자 갤럭시 브랜드데이!’ 라이브. 2시간 동안 50만회가 넘는 시청 횟수를 기록했다.

"S21울트라 추천드립니다. 19만원 상당의 갤럭시 버즈 프로를 그냥 드리고요. 지금 구매하면 15% 적립까지. 이 정도 혜택 또 못 만납니다 여러분. 2분밖에 안 남았어요! 구매하세요! 안 돼!"

지난 19일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네이버 쇼핑라이브’에서 ‘2021년 삼성전자 갤럭시 브랜드데이!’가 열렸다. 이날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이 인터넷 생방송은 50만회가 넘는 시청 횟수를 기록했다. 상품을 소개하는 쇼호스트들도 10만 단위로 늘어나는 시청수에 깜짝깜짝 놀라는 모습이었다. 판매 상품은 삼성전자가 새로 내놓은 스마트폰 갤럭시S21 시리즈와 갤럭시북 이온2, 갤럭시탭S7 시리즈. 라이브 중 구매 시 추가 적립금과 메모리 무료 업그레이드 등이 혜택으로 주어졌다. 채팅창에는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올지 모른다"며 살지 말지 망설이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소비자와 판매자가 실시간 대화를 나누면서 쇼핑하는 라이브커머스 열기가 뜨겁다. 지난해 각종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이 앞다퉈 생기기 시작한 이후 시청 횟수나 거래액 등이 점점 더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특히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인터넷 기업들이 포털, 메신저, 페이 등 기존 플랫폼을 등에 업고 라이브커머스와 돋보이는 시너지를 내고 있다.

2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카카오 쇼핑라이브’는 지난 13일 기준 누적 시청 횟수 2000만회를 넘어섰다. 1000만회를 돌파했다고 발표한 게 지난해 11월 20일인데, 앞선 6개월 동안 쌓은 시청 횟수는 한 달 여 만에 두 배가 됐다. 지난 한 달 동안(12월)의 거래액은 베타서비스가 출시된 지난해 5월보다 38배, 정식 오픈 달인 10월보다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질세라 네이버도 지난 19일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시청뷰(횟수) 1억뷰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11월 말 누적 시청 횟수가 4500만회였는데 그 사이 두 배로 불어난 것이다. 네이버는 또 지난해 12월 한 달간 거래액이 200억원을 넘겼고 누적 구매자 수는 100만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라이브커머스 카카오쇼핑라이브에서 진행한 ‘홀가분마켓’.

라이브커머스는 플랫폼이 막 생겨났을 때만 해도 생소한 형식에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순풍에 돛 단 듯 성장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 탓에 온라인 쇼핑은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중장년층한테도 일상이 됐다. 여기에 콘텐츠 소비도 늘면서 온라인 쇼핑과 볼거리가 결합한 라이브커머스의 인기가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컨대 네이버에서 방송인 하하가 호스트로 출연한 ‘베투맨(BET2MEN)’은 예능을 접목한 포맷으로 38만뷰를 기록하며 호평을 받기도 했다.

업계는 롯데, 신세계, 현대, CJ 등 전통 유통강자들도 라이브커머스에 뛰어들지만 플랫폼 강자인 네이버, 카카오가 앞으로 우위를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인터넷 기업들은 네이버포털, 카카오톡이라는 대중화된 플랫폼을 기반으로 막대한 트래픽을 끌어들일 잠재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 영상 제작과 송출, 결제 서비스 등 라이브커머스에 필요한 서비스를 모두 갖추고 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와 연동된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라이브커머스 시청자들은 버튼 몇 번만 누르면 간편하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구매 시 적립되는 포인트는 다른 곳보다 더 싸게 사는 효과를 낸다는 점에서 쏠쏠하다.

급증하는 트래픽을 끊김 없이 받아낼 수 있는가도 라이브커머스의 핵심역량이다. 지금은 시청 횟수가 적게는 수백, 수천에서 많아야 수십만이지만 앞으로는 수백만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이미 2곳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클라우드 전문 기업이다. 또 K팝 커뮤니티 플랫폼 ‘브이라이브’와 코로나19 속에서 전국 초·중·고생들이 접속한 ‘온라인 클래스’ 등으로 이러한 능력을 검증한 바 있다. 브이라이브는 지난해 5월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제이홉이 깜짝 라이브를 진행, 당시 시청 횟수 690만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카카오도 인공지능(AI)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통해 클라우드 사업에 나서며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픽=송윤혜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전망이다. 이제 시작 단계이다 보니 구체적인 수치는 제각각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를 3조원으로 추정했고, 교보증권은 4000억원으로 추정했다. 또 각각 2023년 시장 규모를 8조원, 10조원으로 전망했다. 그만큼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전성기를 맞은 중국 라이브커머스의 지난해 시장 규모는 9610위안(약 163조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의 8%다. 지난 2018년 중국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1330억위안(약 22조6600억원), 2019년 4338억위안(약 73조9100억원)으로 매년 두 배 이상씩 커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