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문닫는 공장들, '무인자동화' 스마트 팩토리 수요↑
히타치, 비주력 사업 모두 매각하고 美 산업자동화 기업 '쇼핑' 나선다
글로벌 산업용 로봇 빅4 중 2개가 日… "올해 시장영향력 강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산업계에서도 비대면, 스마트 팩토리 수요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기업들이 선제적 공세에 나섰다. 일본은 이미 7년전부터 정부 주도로 산업용 로봇,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 육성 정책을 펼쳐왔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히타치((日立製作所·히타치제작소)는 올해부터 미국의 공장 자동화 기업들을 목표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히타치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3500억엔(한화 3조7000억원)을 투입해 스마트 팩토리 분야에서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화낙의 산업용 로봇 기반 스마트 팩토리.

히타치는 가정용 전자제품을 비롯해 반도체, 통신기기, 금속, 화학제품 등을 다루는 일본 굴지의 복합 기업이지만 최근 들어 비주력 사업이나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대거 매각하며 '실탄'을 모아왔다. 지난해 12월에는 터키 아르첼릭에 가전사업 지분 60%를 3억달러(3308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히타치는 비주력 사업 매각과 구조조정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스마트 팩토리 사업 강화에 쏟아부을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히타치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3500억엔(한화 3조7000억원)을 투입해 스마트 팩토리 분야에서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히타치는 지난 2019년 로봇 기반 시스템통합(SI) 기업인 JR오토메이션테크놀로지를 인수한 바 있으며 지난해 4월 현지 총괄회사를 설립하고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때 TV, 오디오, 냉장고 등 전통적인 전자제품 분야에 주력했던 파나소닉도 스마트 팩토리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파나소닉은 수년간 미국 CES, 독일 IFA 등 글로벌 박람회에 TV와 같은 가전제품 대신 AI 기반의 제조업 생산 플랫폼, 로봇 등을 핵심 솔루션으로 내세우며 스마트 팩토리 사업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찍이 일본은 정부 주도로 제조업 생산성을 혁신하기 위해 로봇, AI를 활용한 스마트 팩토리 분야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2014년 5월 OECD 각료 이사회에서 아베 전 일본 총리는 로봇에 의한 ‘새로운 산업혁명’을 일으켜서 일본의 경제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선언했고, 이듬해인 2015년 2월에는 경제 재건 정책 중 하나로써 일본의 로봇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로봇 신(新) 전략’을 발표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의 스마트 팩토리 기업이 미치는 영향력도 크다. 현재 산업용 로봇 분야의 빅4로 불리는 기업들 중 두 개가 일본 기업이며 히타치, 파나소닉 등 새로운 기업들도 줄지어 출사표를 내놓고 있다. 현재 글로벌 산업용 로봇 시장은 ABB(스위스 기업), 화낙(Fanuc, 일본), 야스카와전기(일본), KUKA(독일 기업) 등 ‘빅(BIG) 4’가 독과점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코로나19로 각국에서 공장이 폐쇄되거나 가동에 차질을 빚는 등 위기 상황에 놓이면서 스마트 팩토리에 대한 수요가 더 커지고 있다.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게 되면서 지금까지는 사람이 하던 수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하려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케츠앤드마케츠에 의하면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은 2026년까지 2020년의 8배인 8530억엔(9조원) 규모에 도달할 전망이다. 현재는 덴마크 기업인 유니버설로봇이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어서 일본 기업은 뒤처져 있는 상황이지만 향후 시장의 파이가 확대되면서 일본 기업들의 개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AI, 로봇을 활용한 스마트 팩토리 도입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보고서에서 "감염병이나 재난 등 외부 충격에 취약한 기존 생산방식을 산업지능화(인공지능)와 스마트제조(스마트 팩토리)로 전환하는 작업을 촉진시켜야한다"고 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