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식품 계열사 신세계푸드(031440)의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대출 이자만큼도 영업이익을 못 냈기 때문이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식 사업이 타격 받은 데다 음료 브랜드 스무디킹의 적자가 누적된 탓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푸드의 지난해 3분기 이자보상비율은 0.42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이자)을 얼마나 갚고 있는 지를 보는 지표다. 이 비율이 1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낸다는 의미다.

그래픽=박길우

신세계푸드의 이자보상비율이 급락한 이유는 코로나 충격 탓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3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2% 줄었다. 부채비율(부채총계/자본총계)도 2017년 89%에서 지난해 3분기 214%로 치솟았다. 지난해 국내 식품기업은 코로나 특수로 집밥 트렌드가 형성하면서 가정간편식(HMR), 라면 등 식품 판매가 늘었지만, 신세계푸드는 이 같은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외식 사업 매출 비중이 컸기 때문이다.

스무디킹은 신세계푸드가 인수한 2016년 이후 한번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 4년간 30억원 이상의 적자도 냈다. 현재 스무디킹은 편의점 이마트24에 ‘숍인숍(매장 내 매장)' 형태로 입점하는 방식으로 가맹점을 늘리고 있지만 매출은 오히려 19%(작년 3분기말 기준) 줄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스무디킹의 영업 개선은 여전히 어렵다"며 "숍인숍 매장을 늘리고 있지만, 기존 로드숍 매출 부진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라고 했다.

급식 사업도 부진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재택근무가 확대하고 개학이 연기되면서 위탁급식 수요가 크게 위축한 탓이다. 위탁급식사업 경쟁 자체도 치열해졌다. 사업이 이미 성숙 단계에 진입해 성장성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의 스무디킹 매장.

신세계푸드 내부에서는 적자 사업 매각 등 구조조정 필요성을 제기한다. 익명을 요구한 회사 내부 관계자는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스무디 음료를 팔면서 스무디킹만의 강점을 찾기 어려워졌다"며 "제품 개발이 어려우면 매각이나 청산 수순을 밟는 게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세계푸드는 공식적으로 구조조정 가능성을 일축한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스무디킹 매각 등 구조조정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며 "이마트24와의 협업 등 영업 개선 방향을 계속 모색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