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외교장관에 정의용
강경화, 3년 7개월 자리 지킨 최장수 장관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임에 정의용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임에는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임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을 지명했다. 지난달 4일 개각으로 김현미 국토부장관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교체된 데 이어 강경화 장관이 개각 대상에 포함되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 때 취임한 '원년 멤버'는 모두 교체됐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1일 미국 아스펜연구소 안보포럼에서 화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지난달 개각 때 포함되지 않은 강 장관은 2017년 6월 문재인 정부 초대 외교장관에 취임해 3년 7개월째 자리를 지킨 최장수 장관 반열에 올랐다. 지난달 개각 때는 문 대통령이 강 장관을 재신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초대 여성 외교부 장관인 강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공약한 '여성 장관 30%기용' 원칙으로 이번 개각 대상에서도 제외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 강 장관을 교체한 배경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최초의 여성 (외교부) 장관으로서 3년 이상 재임했다"며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는 등 주요국의 행정부 변화에 따라 외교라인을 재정렬하는 취지"라고 했다. '미국통'인 정의용 특보 중심의 외교 라인을 가동하겠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둔 문재인 정부의 조급함을 반영한 것으로 봤다. 정치권 관계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국을 아는 수준을 넘어 속속들이 아는 외교통"이라며 "그런 바이든 행정부를 상대하기 위해선 정 특보가 필요하다고 본 것 같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3년을 재임한 정 후보자는 문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외교 안보 참모로 꼽힌다. 주미 대사관과 공사 근무 이력이 있어서 문재인 정부에서는 '미국통'으로 분류된다. 대북 특사단장 자격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켰고, 작년 1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면담을 했다.

이번 강 장관과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교체되면서 18개 정부부처 중 여성 장관은 교육부와 여성가족부 단 2곳만 남게 됐다. 청와대는 내각 여성 장관 30% 기용 룰이 깨진 것에 대해선 "여성(장관)을 채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라고 했다.

또 이번 개각에서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박범계 의원과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한정애 의원이 내정한 작년 개각에 이어 문체부 장관에 황희 의원과 중기부 장관에 권칠승 의원이 지명되면서 민주당 의원들이 줄줄이 입각하게 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장관을 비롯한 인사에서 출신은 중요치 않다"며 "도덕성과 리더십 인성 등에 적합한 인사를 인선한 것"이라고 했다. 추가 개각 가능성에 대해선 "집권 후반기 안정적인 마무리와 성과 창출을 위해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