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4세가 운영하던 이탈리아 캐주얼 '까웨' 상반기 중 수입
독일 명품 아이그너는 철수...하반기엔 영국 화장품 판매

롯데쇼핑(023530)의 패션 자회사 롯데지에프알이 올해 상반기 이탈리아 기능성 캐주얼 브랜드 까웨(K-WAY) 제품을 수입해 판매할 예정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하반기에는 영국 화장품 브랜드 판매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선 롯데의 이 같은 움직임을 신사업 진출로 2018년부터 시작한 적자 행진을 만회하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롯데지에프알이 프랑스에서 탄생한 의류 브랜드 까웨의 국내 판매권을 획득했다.

까웨는 1965년 프랑스 파리에서 출시된 의류 브랜드로 세계 최초로 바람막이(윈드 브레이커) 재킷을 선보였다. 지퍼 옆에 노랑, 주황, 검정 줄무늬 띠가 들어간 게 특징이다. 이 바람막이는 영화 '라붐'(1980)에서 배우 소피 마르소가 착용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까웨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어 사전에 ‘접어서 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바람막이’를 칭하는 일반명사로도 등재됐다.

지난해까지 까웨 브랜드 제품은 버전원이 수입해 팔았다. 버전원은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의 차남 허자홍 사장이 운영하는 에이치플러스홀딩스의 자회사다. 2015년부터 시작한 버전원과 까웨 간 수입 계약이 올해부터 끝나면서 롯데지에프알이 독점 판매권을 획득했다. 업계에선 롯데가 이번 브랜드 계약으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등산, 캠핑 등 야외 활동을 즐기려는 젊은 층 공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지에프알은 롯데쇼핑이 패션사업을 키우기 위해 2018년 6월 출범한 패션 전문 회사다. 수입 브랜드를 운영하던 롯데백화점 패션사업 부문 GF(글로벌 패션)와 여성복 나이스클랍, 티렌 등을 운영하는 패션 자회사 엔씨에프를 통합해 출범했다.

출범 이후 뚜렷한 신사업 없이 브랜드 정리만 반복했다. 출범 초기 12개였던 해외 브랜드는 겐조, 빔바이롤라, 타라자몽, 콜롬보(의류) 등 4개로 줄었다. 당초 매출 목표는 '2020년까지 1조원'이었다.

영화 ‘라붐’에서 까웨 바람막이 재킷을 착용한 소피 마르소(오른쪽).

그러나 2019년 매출액은 1518억원에 그쳤고, 출범 이후 2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지난해 제라르다렐을 중단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독일 명품 브랜드 아이그너를 철수한다. 아이그너는 지난해 말 롯데백화점 잠실점, 현대백화점 천호점, 대백프라자점 내 매장을 접은 데 이어, 현재 운영 중인 롯데 강남, 현대 천호, 신세계 동대구 매장도 상반기 중 문을 닫기로 했다.

사업 정리 이후에는 신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롯데지에프알 관계자는 "아이그너와의 계약을 끝내는 대신, 의류와 화장품 브랜드를 새롭게 시작할 방침"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