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ICT 수출 1836억달러… 전년보다 3.8% 증가
파운드리·OLED·SSD가 수출 견인, 휴대폰은 지지부진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지난해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이 역대 3위에 달하는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경제 활성화,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상용화 등에 따른 수요에 힘입어 반도체, 디스플레이, 컴퓨터 중심으로 수출량이 많이 늘어난 덕분이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휴대폰 수출은 한자릿수 감소했다.

자료=과기정통부, 그래픽=김란희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0년 ICT 수출이 전년 대비 3.8% 증가한 1836억달러(약 202조8600억원)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반도체 수퍼호황 기간이었던 2018년(2203억달러), 2017년(1976억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것이다.

기간별로 보면 지난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제둔화로 ICT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2.8% 감소했으나 6월을 기점으로 7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며 하반기 10.2%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전체 55%에 달하는 1002억5000달러를 기록했다. 시스템반도체(302억8000만달러, 17.6% 증가), 메모리 멀티칩패키지(221억7000만달러, 14.1% 증가), 낸드플래시(63억달러, 11% 증가)가 전년 대비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D램도 이 기간 306억달러 수출해 전년 대비 7.9% 증가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해, 역대 최고 수출액을 기록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에 이은 주요 ICT 수출품목 중 하나인 디스플레이는 207억2000억달러의 수출 실적을 거뒀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109억달러 규모로 수출되며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3년 연속 수출 100억달러 달성 기록도 세웠다.

컴퓨터·주변기기는 지난해 139억1000만달러를 수출, 역대 최고액을 달성했다. 특히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가 100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01.5%나 급증하며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

휴대폰의 경우 코로나19로 스마트폰 수요가 감소하며 112억7000만달러를 수출, 전년보다 6% 감소했다. 분기로 보면 휴대폰 수출은 지난해 1~3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다가 4분기 들어 전년 동기보다 16% 늘어났다. 하반기 출시된 스마트폰이 어느 정도 수출실적을 방어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