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5년째 감소...성장 멈춘 던킨
배스킨라빈스는 성장...매출 1.3배 늘어
던킨 '도넛' 대신 '버거'...사업구조 개편

도넛 판매 감소로 성장이 정체된 던킨이 버거 등의 메뉴를 확대하며 사업구조 개편에 나섰다.

SPC그룹 계열사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던킨은 지난 14일 치킨 패티를 넣은 '내쉬빌 핫치킨 버거'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던킨이 출시한 사실상 첫번째 버거다.

던킨은 지난해 10월 버거번(버거용 빵)에 소시지를 넣은 '킬바사 소시지 버거'를 출시한 적은 있지만, 이는 버거번만 사용했을 뿐 '버거' 보다는 '샌드위치'에 가까웠다.

그래픽=박길우

이 회사는 지난해 1월 브랜드명을 '던킨도너츠'에서 '던킨'으로 바꿨다. 판매제품을 도넛에만 한정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생산체계도 개편했다. 기존 7개였던 생산시설을 작년 말까지 5개(안양, 신탄진, 대구, 김해, 제주)로 통폐합했다. 임차해 사용하던 구리·광주 공장을 정리하면서 비용을 절감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인기 간식으로 통하던 도넛은 2010년 중반부터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밀가루와 설탕을 주원료로 하는 도넛은 당함유량이 높아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다.

던킨은 지난 2015년 1892억원의 매출을 낸 이후 성장세가 멈췄다. 4년 연속 매출이 줄다가 지난 2019년 1791억원어치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반면 비알코리아의 아이스크림 브랜드 배스킨라빈스는 2015년 33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후 꾸준히 성장했다. 2019년 4455억원어치를 판매하며 1.3배 신장했다.

던킨 매장

도넛 사업의 부진은 비단 국내만의 이슈는 아니다. 미국에서도 도넛을 찾는 소비자가 줄면서 던킨은 세계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던킨 본사는 브랜드 정체성을 '커피 전문점'으로 바꾸는 변화를 시도했다.

외신에서는 이같은 던킨의 변화를 '스타벅스 벤치마킹'이라고 봤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던킨의 전략은 '우리는 스타벅스만큼 좋은데 더 싸다'는 이미지 메이킹"이라고 평가했다.

던킨은 앞으로 간편식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비알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매장에서 판매 중인 도넛과 간편식 메뉴는 다른 커피 매장과의 차별화 요소"라며 "조리 공간을 좁게 만든 매장 구조를 감안해 완전 조리 제품보다는 반조리 제품을 중심으로 간편식 사업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