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목표 절반 달성...올해 100여곳 더 닫는다
'선택과 집중'...2년 내 목표 완수할 듯

롯데쇼핑이 수익성 회복을 위한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올해 폐점 계획인 점포만 100여곳이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023530)은 지난 10개월간 114개 점포를 폐쇄했다. 작년 2월 오프라인 점포 700개 중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 200개를 닫는 내용의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 지 1년도 안 돼 목표의 절반을 달성했다.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점포 정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당초 3~5년으로 예상한 구조조정 기한도 2년 안에 마무리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래픽

작년 가장 많이 폐점한 사업 부문은 롯데슈퍼(74곳)다. 이후 수익성이 79% 좋아졌다. 헬스·뷰티스토어(H&B) 롭스도 27곳 문을 닫았다. 롯데마트는 12곳을 폐점한 후 수익성이 50% 개선됐다. 충청북도 청주 롯데백화점도 폐점했다.

구조조정 효과는 지난해 3분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롯데는 작년 2분기 1990억원 당기순손실을 냈다. 그러나 3분기에는 30억원 순이익을 기록해 흑자전환했다. 점포 상당수가 폐점해 고정비 부담이 줄어서다. 재택근무 등으로 실내 생활이 늘면서 식료품 수요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인적 구조조정 단행...정직원 점포 재배치, 저성과자는 퇴출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이 구조조정의 ‘총대’를 맸다. 백화점 대표였던 강 부회장은 2019년 유통 비즈니스 부문(Business Unit·BU)장 겸 롯데쇼핑 대표에 오른 후 체질 개선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현장형 리더'로 불리기도 했다.하지만 최근에는 그가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썩은 나무는 과감히 베어 버리는 식의 공격적 행보에 나서고 있어서다. 지난해 114곳의 점포를 폐점하면서 직원 1994명(1~9월)을 줄이는 인력 구조조정도 단행했다.점포에서 일하는 정직원은 인근 점포로 재배치했지만, 재배치에 동의하지 않은 직원은 퇴사했다.

강 부회장이 책임져야 할 영역은 더 커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2월 롯데쇼핑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고, 8월에는 그룹 2인자인 황각규 부회장이 떠나면서다.

롯데자산개발 대표까지 겸한 강 부회장은 '선택과 집중'을 강조한다. 실적이 부진한 롭스를 롯데마트 내 상품기획(MD)본부에 흡수 통합했다. 사업부를 백화점·마트·슈퍼·이커머스 4개로 줄여 경영 효율화를 꾀한 것이다. 2013년 출범한 롭스는 H&B 시장 성장으로 덩치를 키웠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총 217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또 롯데쇼핑은 다음 달 1일부로 롯데월드몰 잠실점과 롯데몰 김포공항·은평·수원·수지·산본 등 6개 점포를 인수한다. 롯데자산개발이 운영하던 롯데몰을 롯데쇼핑으로 이관해 백화점, 아웃렛, 쇼핑몰, 온라인 등 그룹 유통 부문의 시너지를 이룬다는 방침이다.

이는 신동빈 회장의 주문과도 통한다. 신 회장은 지난 13일 각 계열사 대표와 임원이 함께한 사장단 회의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각 회사가 가진 장점과 역량을 합쳐 시너지를 만드는 데 집중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부터 구조조정 효과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롯데쇼핑 내 구조조정 대상 점포의 향후 3년 예상 적자는 6000억원 수준으로,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면 연 2000억원의 실적 개선 효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