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대출태도 3→-6… "코로나19 재확산·불확실성 감안"
가계·中企 신용위험 ↑… 경기 침체, 차주건전성 저하 염두"

올해 1분기 국내은행들이 중소기업과 가계를 중심으로 대출 문턱을 한층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실물경기 침체로 신용위험이 높아졌다고 판단하면서다.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자금 수요가 높은 상황이지만 은행들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을 집중했던 작년과는 달라 대출심사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는 정부의 신용대출 관련 규제가 지속되면서 일반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심사가 까다로워질 수 있다.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은행의 종합 대출태도지수는 -8로 나타났다. 대출태도지수가 플러스(+)이면 대출심사를 완화하겠다는 은행이, 마이너스(-)면 강화하겠다는 은행이 더 많다는 의미로, 올해 1분기 은행들은 대출태도를 전반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것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지난해 4분기(3) 완화기조에서 -6으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재확산,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지속 등에 따른 여신건전성 관리 강화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소폭 강화될 전망이다. 실적악화가 우려되는 업종에 대해 대출한도를 줄이거나 만기연장 요건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가계일반 대출태도지수는 -12로 전분기(-44)에 이어 강화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발표한 신용대출 관리방안에 따라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심사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가계주택(-6) 또한 까다로운 심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제공

이처럼 은행들이 대출문턱을 높이는 건 실물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중소기업, 가계의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보는 신용위험지수는 중소기업이 29, 가계가 21, 대기업이 12 수준이다.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항공업·여행업 등 코로나19 관련 취약업종의 매출 부진, 만기연장·원리금 상환 유예 차주 등의 건전성 저하 등을 우려했다. 가계의 신용위험도 가계소득 감소에 따라 채무능력 악화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저신용·저소득층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다만 중소기업의 대출 수요지수는 26으로 전분기(18)보다 증가했다. 매출 감소에 따른 운전자금수요와 실물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여유자금 수요가 확대되면서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자 하는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되면서 올해 초 매출 감소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가계의 대출수요 또한 주식투자를 위한 수요와 더불어 주택구입, 전세자금 수요가 지속되면서 일반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