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국가들이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제거량을 더해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넷제로)’에 달성할 경우 기후변화를 20년 안에 안정화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넷제로’는 산림 등을 통해 흡수할 수 있는 만큼의 이산화탄소만을 배출해 온실가스 배출 총량을 ‘제로(0)’로 만든다는 의미다.

AP 연합뉴스

7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펜실베니아 대학의 기후 과학자 미첼 만은 "넷제로'가 달성된다면 20년 안에 지구 표면 온도는 더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과학자들은 당장 탄소배출량이 급격히 줄어들더라도 이미 배출된 뜨거운 열기가 지구 대기에 갇혀 돈다고 가정해 왔다. 이미 배출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사라지기 전까지는 앞으로 탄소 배출량이 감소하더라도 온도가 계속 올라간다는 가설이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순 탄소배출량이 ‘제로’가 되는 넷제로가 달성될 경우 지구온난화가 보다 급격히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결과 변화는 계산 과정에 ‘지구 생태계’가 새롭게 고려되기 때문에 발생했다. 대양, 습지, 숲이 탄소를 흡수해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브레이크스루 연구소의 기후 전문가 지크 하우스파더는 "이렇듯 대양이 열을 흡수하면, 지구온난화를 진정시킬 수 있을만큼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줄어들 것"이라면서 "이후 탄소배출량을 제로로 유지한다면 지구 온도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텍사스 A&M대학의 기후 과학자 앤드류 데슬러는 속도 조절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순 배출량이 제로인 경우에도 여전히 온난화가 약간 지속될 수 있다"며 "하지만 속도를 늦추는 것만으로도 인간이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입을 모아 ‘앞으로의 행동’을 강조했다. 미첼 만 씨는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현재의 우리 행동이 직접적으로, 당장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제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크 하우스파더는 "이번 세기와 이후에 일어날 지구 온난화를 막는 것은 이제 우리 손에 달려있다"며 환영했다.

한편 지금까지 100개 이상의 국가가 2050년까지 넷제로에 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을 비롯해 영국, 일본, 유럽 연합은 넷제로 달성을 선언했고, 미국의 조 바이든 당선인은 공약으로 넷제로를 약속했다. 중국은 2060년 이전까지 넷제로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