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의료 체계 붕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모습.

5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주요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는 응급 의료진에게 "최악의 환자가 아니면 산소 공급을 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산소 부족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살아날 가망이 거의 없으면 굳이 병원으로 이송하지 말고 현장에서 사망 진단을 내리라는 지시도 떨어졌다. 병원으로 이송해봤자 이들을 치료할 인력이나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LA 지역의 여러 병원들은 실제 최근 며칠 동안 응급환자를 싣고 오는 구급차를 계속 돌려보내야 했다.

5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이날 기준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13만100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환자 수 급증은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조지아 텍사스 등 미 서부와 남부 지역 주들의 상태가 특히 심각하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5일 기준으로 입원 환자가 2만2000명에 이르고 이중 4700명이 중환자실에 있다. 특히 남부 지역에서는 중환자실 병상 뿐 아니라 산소호흡기와 시신안치소 공간이 바닥나고 있다.

폐질환인 코로나19의 특성상 환자 치료에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산소마저 동이 났다. 구급차에 비축하거나 퇴원환자에게 챙겨 보내야 할 산소탱크 역시 부족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LA카운티의 보건 당국은 산소포화도가 90% 미만인 환자에게만 산소 제공을 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또 응급차가 환자들을 내려놓을 수 있는 천막 진료소를 병원 건물 밖에 설치하도록 했다.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미국에서 코로나19는 전체 사망 원인 중 3위에 해당한다고 CNN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통계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30만1000명의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나왔다. 미국에서 사망 원인 1위와 2위는 각각 심장병과 암이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