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열풍에 금융보험 서비스생산 전년比 18.4% 증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출이 줄고 경기 상황이 악화되면서 겨울철 의복 구매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는 의복 등 준(準)내구재 판매가 6.9%,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가 0.4% 감소하면서 전월 대비 0.9%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가 12.8% 늘어났지만,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는 11.0%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는 지난 27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쇼핑몰이 한산하다.

준내구재는 1년 이상 사용이 가능하지만 지속성이 내구재에 비해 떨어지는 재화다. 음식료품 등 이용 기간이 짧고 반복 이용이 곤란한 비(非)내구재보다는 소비지출 주기가 길어질 수 있다. 준내구재인 의류나 신발의 소비지출이 줄었다는 것은 오래되거나 낡아도 새 것으로 바꾸지 않고 착용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 감소에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되고 재택 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외출이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준내구재 중에서도 오락·취미·경기용품 판매는 전년동월대비 증가세를 보였지만 의복과 신발·가방은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기 때문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외출 감소, 온화한 날씨 등으로 겨울 의류 판매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는 코로나 재확산에 따라 지난달 19일 1.5단계, 24일 2단계로 잇따라 상향됐다. 이같은 변화는 음식료품, 화장품, 차량연료 등을 포함한 비내구재 판매에도 영향을 미쳤다. 비내구재 판매는 음식료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전월 대비 1.3% 상승했지만 화장품, 차량연료 등에서는 감소했다. 화장품과 차량연료는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보여 비내구재 전체의 전년 동월 대비 4.2% 감소를 주도했다.

준내구재는 경제위기 골이 깊을수록 소비 감소폭이 큰 경향이 있다. 지난 11일 발표된 ‘한국의 사회동향 2020’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1차 확산기인 올해 1분기의 소비지출은 전염병 확산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해 6.5% 감소했는데 전체 가구 소비지출 감소폭이 가장 큰 항목이 ‘의류·신발’이었다. 특히 소득 1분위 계층의 ‘의류·신발’ 감소폭이 가장 컸다. 1998년 IMF 외환 위기 때도 전체 가구는 물론 소득 1분위, 소득 5분위 모두 ‘의류·신발’ 항목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한편 11월 산업활동동향에서는 주식시장의 활황세가 서비스 생산에 기여한 점도 눈에 띈다. 지난달 서비스업생산은 숙박·음식점 등에서 2.7% 감소했지만 금융·보험 등에서는 4.6% 증가하면서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 특히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운수·창고(-11.1%), 숙박·음식점(-17.3%), 예술·스포츠·여가(-29.8%),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11.1%) 등이 모두 감소하는 가운데 금융·보험 분야가 전년 동월 대비 18.4%나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주식 등 금융상품 거래 증가로 금융·보험 관련 서비스업 등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재화별 판매액 지수 추이

◇ 동행지수·선행지수는 6개월째 동반 상승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보다 0.7포인트 올랐다. 두 지수 함께 상승하고 있는 기간은 6개월째로, 1998년 9월부터 1999년 8월까지 12개월 동시 상승한 이후 21년 3개월 만에 가장 긴 기간 동안 연속해 동반 상승하고 있다. 통상 두 지표가 6개월간 동시에 상승하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

이와 관련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11월 중순 이후에 국내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불확실성이 아주 높아진 상황이라 선행순환변동치의 예측력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안 심의관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달 19일 1.5단계, 24일 2단계로 올라가면서 지표에 영향을 미쳤다"며 "코로나19 확산이 심화한 12월에는 영향이 더 크고 대면 서비스의 불확실성이 더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