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요양병원들의 코호트(동일집단) 격리를 해제하고 환자들을 신속히 전담 병상으로 이송해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29일 코호트 격리 중인 경기도 부천시 상동 효플러스요양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요양병원에 내려진 코호트 격리 조치를 중단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야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최 회장은 "코호트 격리는 확진자가 발생한 병원 또는 시설을 의료진·직원과 함께 폐쇄함으로써 감염 외부 확산을 줄이는 조치"라며 "그러나 이 조치로 (확진자가 나온) 요양병원에서는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상태가 악화하거나 사망하고 있다"며 코호트 격리에 대한 역효과를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아직 확진되지 않은 (요양병원) 직원이나 환자가 코호트 격리 중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는 것도 문제"라며 "코호트 격리는 결국 병상 부족에 기인하는 것이므로 정부는 환자들을 신속히 이송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전용 병원과 병상 확보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코호트 격리된 요양병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국적인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고 병상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현행 수도권에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3단계'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신규 확진자가 감소해야 사용 중인 전담 병상에 빈자리가 생겨 요양병원 확진자들을 수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자체적으로 확진자를 치료하고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시설·장비·인력이 부족한 요양병원에 대한 코호트 격리 조치는 사실상 우리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투입하도록 계속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재 효플러스요양병원 관련 사망자는 38명으로 이들 중 27명은 전담 병상 배정을 기다리다가 숨졌으며 나머지 11명은 다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다가 숨졌다. 이 요양병원은 지난 11일 요양보호사 6명으로 시작으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코호트 격리됐으며 현재 확진된 환자 21명과 의료진 10명 등 31명이 격리된 채 전담 병상 배정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