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銀 '한자와 준이치' 상무, 은행장으로 초고속 승진
화제작 '한자와 나오키' 원작자와 입행동기…주인공과 동명
SNS서 화제…"한자와 나오키가 정말 은행장이 됐다"

'한자와(드라마 '한자와 나오키' 주인공)가 진짜 은행장이 된다!'

일본에서 1990년대 이후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인기 드라마 주인공에 영감을 준 인물이 은행장으로 초고속 승진해 화제가 되고 있다. 대형 금융사 미쓰비시UFJ은행의 한자와 준이치(半沢淳一·사진) 상무가 그 주인공이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쓰비시UFJ은행은 한자와 상무를 내년 4월 은행장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내부적으로 확정했다.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일본 은행권에서 상무가 윗 직급인 부행장을 제치고 은행장이 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 은행에선 창립 이래 최초다.

1988년 입행한 한자와 상무는 올해 만 55세. 은행권 최고경영자(CEO)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현 행장보다 9살이나 젊다. 자신보다 빨리 입사한 전무와 부행장 13명을 제쳤다.

그는 도요타자동차 등 유력기업이 모여있는 일본 중부지방에서 영업본부장을 맡아 좋은 실적을 냈고 작년부터는 컴플라이언스 담당 최고 임원으로 자금세탁 등 금융범죄 대책을 담당하고 있다.

한자와 상무가 화제가 된 또 다른 이유는 그가 일본 열도를 뒤흔든 인기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의 원작소설 작가 이케이도 준과 입행동기라는 점 때문이다. 이케이도 준이 한자와 상무에게서 영감을 받아 한자와 나오키를 탄생시켰다는 추측이 오랫동안 제기됐다.

2020년 3분기에 일본 TBS에서 방영된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 시즌2의 한 장면. 일본 국민 배우 사카이 마사토가 주인공 한자와 나오키 역할을 맡았다.

2013년 처음 방영된 한자와 나오키는 최종화 시청률이 40%를 넘으며 드라마를 넘어 하나의 사회 현상이 된 화제작이다. 평범한 은행원 한자와 나오키가 내부 비리를 파헤쳐 아버지의 원수인 은행 임원에게 복수 한다는 내용이다. '받은 만큼 돌려준다, 배(倍)로 갚아준다!'는 대사로 유명하다. 올해 3분기에 방영된 시즌2도 최종회 시청률이 30%를 넘었다.

한자와 상무는 주변에서 한자와 나오키의 실존인물이냐는 질문을 수도 없이 받는다고 한다. 그는 "이케이도 준 씨와 잘 모르고, 모델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드라마 속 한자와가 하고 싶은 말을 참지 않는 도전적인 성격으로 그려지는 반면 한자와 상무는 언행이 부드러운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