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부 KCGI 대표.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회장과 대립해온 사모펀드 KCGI의 강성부 대표가 "당장 ‘엑시트’(자금 회수)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대표는 22일 경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 ‘투자금 회수는 어떻게 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KCGI는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인수합병 과정에서 산업은행과 한진칼과 갈등을 빚었다. 산업은행이 제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한진칼에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하자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해주기 위한 목적"이라며 반발한 바 있다.

강 대표는 "우리는 항공산업 통폐합 자체에 반대한 적은 없다"며 "다만 왜 투자자 보호라는 절차는 생략하는지, 주주의 권리는 산업 통폐합이란 큰 그림에서 무시해도 되는 작은 이익에 불과한지에 대해 의문을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된 것에 대해 "통합 항공사의 최대주주인 것은 나쁘지 않다"며 "항공업은 규제산업이기 때문에 정부와 유관단체가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되는데, 이번엔 장관들이 모여서 논의하는 것을 보고 3년 후가 궁금해 가슴이 뛰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작년 이맘때가 더 절망적인 상황이었다"며 "당시 델타항공이 갑자기 14.9% 지분 공시를 하고,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우리 주식이 휴짓조각이 되지 않을까 (걱정돼) 잠이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한진칼 지분 약 10.7%를 얻게 된 데 대해서는 "산업은행의 중립성에 대해선 모두가 의구심을 품고 있다"며 "산업은행이 그런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중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립성 여부는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KCGI가 지난달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한 것에 대해서는 "시간상으로 어려운 것 같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가처분 소송이 기각된 이상 시간적 여유와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금지 본안 소송을 낼지에 대해서는 "면밀히 검토 중이지만, 혼자서 결정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