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55인치 OLED 패널 가격 56만원… 올 1분기보다 4만원 하락
1분기 12만원이었던 LCD 패널… 4분기 5만원 오른 17만원
올 1분기 OLED-LCD 가격차 5배→4분기 3배로 좁혀져
향후 OLED 패널 가격 지속 하락 전망… 옴디아 "2025년 38만원"

공급이 증가하고, 수율(收率·전체 생산량에서 양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안정되자 TV용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OLED는 같은 크기의 LCD(액정표시장치)보다 비싸 시장 확대가 좀처럼 어렵다’는 평가가 바뀔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올 초 5배에 달했던 OLED-LCD 간 가격 차이는 연말에 이르러 3배로 좁혀졌다. 이후에도 OLED 패널 가격은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LCD에서 OLED로 디스플레이 패권이 넘어가는 시기도 그만큼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21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4분기 55인치 4K OLED 패널 가격은 510달러(약 56만원)로, 같은 크기와 해상도를 가진 LCD 패널(178달러·약 19만원)의 2.86배 수준이다. 올 1분기 55인치 기준 OLED 패널(550달러·약 60만원)과 LCD 패널의 가격(115달러·약 12만원)은 5배 가까이 차이가 있었는데, 그 차이를 크게 좁힌 것이다.

TV용 OLED 패널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 OLED 패널이 본격 생산된 데 따른 것이다. 사진은 OLED 패널을 사용한 TV.

LCD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로 가격이 좀처럼 오르지 않았다. 이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하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TV용 LCD 패널 사업에서 철수하겠다며 올해 출하량을 확 줄였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올 상반기 각각 1212만장, 1179만장을 출하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28.3%, 48.6% 감소한 수치다.

그러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억눌렸던 LCD TV 수요가 하반기 몰리면서 LCD 패널 가격이 덩달아 올랐다. 1분기 115달러였던 55인치 4K LCD 패널의 가격은 4분기 178달러로 54% 상승했다.

TV용 OLED 패널은 올해 공급이 증가했다. 이 패널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만드는 LG디스플레이가 지난 7월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 OLED 패널 생산을 본격 시작한 것이다. 공급이 늘어나자 가격이 빠르게 안정화됐다.

OLED 패널 가격은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이 내려가 패널 수요가 늘어나면 수율이 높아지고, 수율이 안정되면 다시 가격이 내려가는 선순환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LG디스플레이를 제외한 후발주자들이 OLED 패널 생산에 뛰어들며 시장 공급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OLED 패널에 퀀텀닷 필름을 붙인 TV용 QD-OLED 패널 생산 시기를 내년으로 잡고 있다. 중국 업체들도 OLED 패널 생산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OLED 패널을 살 TV 제조사는 2013년 LG전자가 유일했지만, 내년에는 20곳을 넘을 것으로 보여 패널 수요 역시 증가할 것으로 여겨진다.

옴디아는 55인치 TV용 OLED 패널 가격이 내년 497.6달러(약 54만원)에서 2022년 436.6달러(약 47만원)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2025년에는 347.2달러(약 38만원)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세라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형 OLED 공급물량은 올 4분기 직전 분기보다 15%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연간 올해 450만대에서 내년 75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했다.

OLED 패널 가격의 하락으로 TV 시장의 패권이 LCD에서 OLED로 넘어가는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 프리미엄 TV 판매에 불이 붙으면서 이런 관측에 힘이 실린다. 2013년 처음 출시된 OLED TV는 지난 9월 누적 1000만대 판매를 일궜고, 분기당 100만~200만대 이상이 팔려나가 내년 550만대가 출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전자가 내년 QLED TV 제품군에 추가하는 미니 LED(발광다이오드) TV는 OLED 확장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미니 LED TV는 기본적으로 LCD TV로 분류되지만, LCD 패널의 백라이트 유닛(BLU)에 작은 크기의 LED를 사용해 색재현성이나 명암비를 기존 LCD에 비해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기존 LED 패널보다 비싸지만, OLED보다는 저렴하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1위 TV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LCD TV를 업그레이드한 미니 LED TV로 OLED TV 대비 지속해서 가격경쟁력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며 "(TV용 OLED가 성공하려면) 구조전환, 공정개선을 통한 원가절감으로 규모의 경제 확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