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식품소비행태조사
식품 주로 사는 곳은 동네슈퍼... 온라인 구매도 4배 증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에서 식품을 구매하는 가구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1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이 발표한 '2020 식품소비행태조사'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식품을 구매하는 가구 비중은 지난해 0.8%에서 올해 3.5%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집밥을 먹는 횟수가 늘어난 것으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분석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채소 진열대를 정리하고 있다.

가정에서 식품을 주로 구매하는 장소는 동네 슈퍼마켓(34.2%)이 가장 많았다. 그동안 1위를 차지했던 대형 할인점(32.0%)은 2위로 떨어졌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중소형 슈퍼마켓은 지난해보다 4.0%포인트 감소한 13.0%였고, 재래시장은 1.5%포인트 증가한 13.0%를 기록했다. 응답자들은 식품을 사는 장소로 가격, 거리·교통, 배달 요인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식품 구매 주기는 길어졌다. 주 1회 이상 식품을 구매한다는 응답은 지난해에서 84.4%에서 올해는 82.4%로 감소했다. 구매 주기가 길어지면서 1회 지출액은 5만9천792원에서 6만4천669원으로 늘었다.

반면, 온라인에서 식품을 사는 주기는 짧아졌다. 1달에 1회 이하로 온라인에서 식품을 산다는 가구 비중은 74.1%로 지난해보다 11.1%포인트 줄었고, 한 달에 1회 이상 온라인으로 식품을 사본 적이 있다고 답한 가구의 비중은 37.9%로 작년보다 7.2%포인트 증가했다. 이 중 83.2%는 모바일·스마트폰을 통해 식품을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처로는 G마켓·쿠팡과 같은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가 58.5%로 가장 많았고, 대형 할인점 22.3%, 마켓컬리·더반찬 등 온라인 식품 전문몰이 14.2%였다. 온라인에서 식품을 살 때는 배송의 정확성과 신속성(48.9%)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고, 가격(22.7%), 프로모션 및 쿠폰 증정(8.5%) 등이 뒤를 이었다.

건강한 식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친환경 식품을 1달에 1회 이상 사는 가구는 전체의 35.4%였다. 구매 이유는 안전(47.7%), 건강(36.0%), 맛(9.0%) 순이었다. 기능성 식품을 섭취하는 가구 비중은 전체의 78.3%에 달했다. 특히 발효미생물류(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의 구매율이 지난해 25.7%에서 올해 31.8%로 크게 늘었다.

코로나19로 배달·테이크아웃, 밀키트, 가정간편식 소비가 크게 늘면서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은 대폭 증가했다. 하루 평균 500g이상의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한다는 가구는 지난해 34.6%에서 올해 45.2%로 10%포인트 넘게 늘었다. 가구당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지난해 454g에서 올해 512g로 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우리나라 가구의 식생활과 식품 소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외식 횟수가 줄어들고 가정 내 식사 횟수가 늘어난 가운데 줄어든 외식을 주로 가정 내 신선식품 조리, 배달음식, 가공식품 섭취, 테이크아웃 음식 순으로 대체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가구 내 식품 주(主) 구매자 3335명과 가구원 중 성인 6355명·청소년 622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 10일부터 8월 21일까지 시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