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메시지 해외에 알리려
'기생충' 번역가에게 영상과 가사 번역 맡겨

'2050 대한민국 탄소중립 선언' 소개 영상. 배우 하지원씨가 출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2050 대한민국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6개 방송사를 통해 생중계된 이 영상에서 문 대통령 연설 부분은 흑백영상으로 방송됐는데, 청와대는 "첨단기술이 발전한 지금 미세먼지로 회색 빛 하늘에 갇힌 현실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고화질 컬러 영상이 탄소 발생량이 많다는 점을 알리려는 의도도 있다.

탄소 중립 선언은 오후 7시35분부터 전국에 생방송됐다. 연설은 영어로 번역돼 해외 방송 채널에도 송출됐다. 문 대통령은 폐플라스틱과 폐의류 등을 활용한 원단으로 제작된 넥타이를 맸다.

넥타이 뿐 아니라 청와대는 영상과 집무실 소품을 공들여 제작했다. 집무실 책상 위에는 기후환경의 위기와 경각심을 상징하는 △9시47분에 멈춰있는 시계 △기후변화로 사라지는 풍경 사진 △내일은 늦으리 음반 △풍력발전기 모형 △수소전기차 모형 △고출력 양면수광 모듈 실물 등이 놓였다. '9시47분 시계'는 지구 환경의 악화 정도를 시간으로 나타내는 '환경위기시계'처럼 심각성을 전달하기 위해 놓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2050 대한민국 탄소중립 비전'을 선언하는 연설문을 생방송으로 발표하고 있다.

선언식은 소개 영상, 2050 대한민국 탄소 중립선언, 뮤직비디오 순으로 진행됐다. 소개 영상에는 '에코프렌즈'로 활동하고 있는 배우 하지원씨가 출연했고, 다큐멘터리 '북극의 눈물' 각본가 노경희 작가가 나레이션을 말했다.

문 대통령의 선언식이 끝난 뒤에는 1992년 고(故) 신해철씨가 작사·작곡한 '더 늦기 전에'를 김형석 작곡가가 편곡한 뮤직비디오 영상이 방송됐다. 가수 하현우씨, 배우 이기우씨, CBS소년소녀합창단이 출연했다. 청와대는 "그간 앞만을 보고 달려온 삶을 반성하고 더 늦기 전에 행동이 필요함을 강조한 곡"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탄소중립 선언 메시지를 해외에도 알리기 위해 영화 '기생충' 등 한국 영화 시나리오 100여편을 번역한 달시 파켓에게 소개 영상과 '더 늦기 전에' 가사 영문 번역을 맡기기도 했다.

'2050 대한민국 탄소중립 선언' 후 방송된 뮤직비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