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온라인 'CEO 인베스터데이' 개최
2040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8~10% 목표

현대자동차가 2022년부터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 주행이 가능한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할 계획이다. 또 내년 아이오닉5 출시를 시작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2040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8~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UAM(Urban Air Mobility, 도심 항공 모빌리티)의 경우 승객·화물 운송을 위한 포괄적인 제품군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10일 온라인을 통해 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사장), 신재원 UAM사업부장(부사장), 장웅준 자율주행사업부장(상무), 김세훈 연료전지사업부장(전무)이 각각 전기차, UAM, 자율주행, 수소연료전지 부문의 미래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아울러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2025년까지 60조1000억원을 투자하고, 자동차부문 영업이익률 8%를 확보하는 한편 글로벌 점유율 5%대 달성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중장기 재무 목표도 공개했다.

◇2024년, 운전자 없이 혼자 발렛파킹 하는 자율주행차 양산

현대차는 레벨3 수준의 부분 자율주행 기술을 2022년 출시되는 양산차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양산차에 적용 중인 레벨 2 수준의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기능을 발전시켜,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 주행이 가능한 자율주행 기능을 2년 뒤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정의선(왼쪽)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2017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시험 운행 중인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를 타고 점검하는 모습.

주차·출차 시 주변 보행자 외에 일반 장애물까지 인식 대상을 확대하고 전·후방, 측방까지 인식 영역을 넓힌 주차 충돌방지 보조(PCA), 기존 초음파센서 외 카메라를 이용한 영상 인식을 추가해 주차 공간 인식율을 높여 다양한 환경에서의 주차를 돕는 원격 스마트 주차보조(RSPA2) 등도 2021년 양산할 계획이다.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통해 레벨 4, 5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에도 박차를 가한다. 운전자의 조작 없이 차량이 자동으로 발렛파킹을 하고 스스로 돌아오는 원격 발렛 기능은 2024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레벨 4, 5에 해당하는 완전 자율주행 기술의 경우, 글로벌 기업과 전략적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 8월 미국 자율주행 기술 업체 앱티브(Aptiv)와 미국에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했다.

현대차는 센서퓨전과 통합제어기 성능 향상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센서퓨전이란 전방 카메라, 레이더 등 다양한 센서로부터 수집된 정보를 통합 처리하는 기술로, 현대차는 여기에 후측방 카메라, 전측방 라이다 등을 추가해 인식 대상과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킬 계획이다.

각 센서가 담당하던 자율주행 관련 기능을 통합 제어, 관리하는 자율주행 통합제어기 또한 고성능 프로세서 적용을 통해 기능을 대폭 향상시킨다. 이를 통해 딥러닝 기반 영상 인식 등 고도화된 신호처리는 물론, OTA(Over-The-Air) 무선 업데이트 기능도 2021년부터 제공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전기차 모델 12개 이상 출시

현대차는 내년 아이오닉5 출시를 시작으로 전기차 전용 라인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기반의 전기차와 파생 전기차를 포함해 2025년까지 12개 이상의 모델을 선보여 연 56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또 2040년까지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제품 전 라인업의 전동화를 추진한다. 2030년부터 우선 유럽, 중국, 미국 등 핵심시장에서 단계적으로 전기차로의 라인업 변경을 추진하며,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의 경우에도 점진적으로 전기차 보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가 공개한 전기차 콘셉트카 '45'.

상품성 측면에서는 고사양, 고부가가치 모델을 중점적으로 개발·출시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 고급화에 집중한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2040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8~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경우 2021년 전용 전기차 모델과 파생 전기차를 선보인다. 국내, 미국 시장에 이어 향후 중국, 유럽 등으로 확대 진출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전동화 모델을 통해 럭셔리 친환경차 이미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배터리와 충전 인프라 관련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시장·차급·용도별로 성능과 가격이 최적화된 배터리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나선다. 국내에서는 2021년까지 초고속 충전소 20개소를 직접 구축하고, 해외의 경우 유럽에서 아이오니티(IONITY)를 통해 초고속 충전 네트워크 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고속 충전 관련 사업을 추진한다.

이 밖에도 전기차의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차량의 내외부로 공급할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 기능을 적용하고, 전기차 기반 PBV 개발을 통해 카셰어링,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등 다양한 모빌리티 요구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완전 전동화된 UAM 모델 2028년 출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는 현대차는 2026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화물용 UAS(Unmanned Aircraft System, 무인 항공 시스템)를 시장에 최초로 선보이고, 2028년에는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2030년대에는 인접한 도시를 서로 연결하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 제품을 출시한다.

UAM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도 노력한다. 규모 있는 UAM 시장을 실현하기 위해 관련 기관, 기업과 협력하는 한편, 관련 제도와 법규 마련, 사회적 수용성 확대도 주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적극 활용해 독보적인 효율성과 주행거리를 갖춘 항공용 수소연료전지 파워트레인의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UAM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

현대차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브랜드 ‘HTWO(에이치투)’를 선보이며 글로벌 사업 본격화 및 수소 생태계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 ‘HTWO’는 수소를 뜻하는 분자식(H2)이자 수소(Hydrogen)와 인류(Humanity)라는 수소연료전지 사업의 두 개의 큰 축을 표현한 것이다.

현대차는 ‘HTWO’ 브랜드 런칭을 계기로 국내, 유럽, 미국, 중국 등 4대 거점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다. 이를 통해 2030년 70만기의 수소연료전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에 적용할 수 있는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사업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2025년까지 총 60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발표했던 기존 투자 계획(61조1000억원)보다 다소 감소한 것이다. 이원희 사장은 "코로나 19로 인한 투자비 절감, 내연기관 투자 축소 등으로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가 36조6000억원으로 다소 줄었지만, 미래사업 역량 확보를 위한 투자는 23조5000억원으로 늘었다"며 "특히 수소사업 추진과 전동화 라인업 확대의 영향으로 전동화와 수소사업 관련 투자가 지난해 10조4000억원에서 14조9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