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학회는 중국의 게임 판호(版號·유통허가증) 발급에 대해 "실질적 판호 규제가 철폐된 것이 아닌 만큼 한층 더 경각심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7일 한국게임학회는 성명서를 통해 중국의 한국 외자판호(수입유통허가) 발급 재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지난 2일 컴투스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에 대한 판호를 내줬다. 중국이 한국산 게임에 판호를 준 것은 2017년 3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 처음이다.

지난 2일 중국 판호 발급을 받은 컴투스 서머너즈워.

한국게임학회는 "이번 판호 발급은 민간과 정부 협력으로 이룩한 성과"라며 "무관심이던 정부가 문체부는 박양우 장관 취임 이래, 외교부는 2019년말 이후 판호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변했다"고 평가했다. 한국게임학회와 콘텐츠미래융합포럼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7월 각각 ‘중국 판호 차별과 한국 게임저작권 침해에 대한 분석 및 대응전략’, ‘중국 게임 판호 전망과 방안 모색’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진행한 바 있다.

학회는 "판호 발급은 시작되었지만 현실은 여전히 냉혹하다"고 지적했다. 실질적으로 판호에 대한 규제가 철폐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지난 2일 중국이 발급한 42개 외자 판호 중 한국에서 만든 게임은 1개에 불과하다.

중국은 과거 10분 1 수준 판호를 발급하고 있다. 제한된 외자판호를 둘러싸고 각국이 쟁탈전을 벌일 것이라는 예상이 따른다. 학회는 "지난 4년간 누적된 국가간 판호 차별을 제기해야 한다"며 정부가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학회는 "판호 발급은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이 당선되며 한국을 한미일 동맹에서 분리하기 위한 것"이라며 "시진핑 주석 방한이 코로나로 틀어지며 내년 1월 바이든 취임 이전 한국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이 한국을 필요로 할수록 게임산업 등 한국 정부는 콘텐츠 산업에서의 불합리한 규제 철폐를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이 한국 게임규제에 대한 명분을 잃었으니, 한국 정부가 지속적인 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학회는 "중국 게임은 한국 시장 진입에 장애가 없지만 한국 게임의 중국 진입은 판호로 막혀 있다는 점을 국내외에 강조해야 한다"며 "‘쇠는 달구어졌을 때 두들겨야’ 하지만 ‘달구어진 쇠’가 식을 수 있다. 정부가 경각심을 갖고 한층더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학회는 "게임산업계도 자신의 문제이자 최대의 수혜자인 만큼, 방관하지 않고 판호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