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우 단장팀, 나노입자 MPN 이용, PCR급 정확도로 신속진단 구현… 네이처 자매지 게재

‘나노PCR’을 이용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진단 과정.

분자진단(PCR)급 정확도로 17분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연구팀은 내년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생산공정 개발 등의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는 천진우 나노의학연구단장 연구팀이 이학호 하버드대 의과대학 교수와 함께 ‘마그네토 플라스모닉 나노입자(MPN)’를 이용해 이같은 성능을 갖춘 진단장비 ‘나노PCR’의 시제품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이날 게재됐다.

기술의 핵심인 MPN은 자석물질에 금을 코팅한 지름 12나노미터(nm·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인공 입자다. 이 입자는 특정 파장의 빛을 받으면 열을 방출하는 ‘플라스모닉 효과’를 보인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포함된 검체 속에서 이 효과를 발동시키면 온도가 상승해 11분만에 기존 PCR의 유전자증폭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열적으로 증폭된 바이러스 유전자를 검출하는 데 3분이 걸린다. 이론적으로 총 14분만에 진단이 끝나는 셈이다.

나노PCR의 작동 과정을 온도 변화로 나타낸 그래프(왼쪽)와 시제품(오른쪽).

연구팀은 이날 오후 실제 환자의 검체를 시연 분석한 결과 약 17분만에 검사를 마쳤다고 전했다. 또 양정 75명, 음성 75명이 섞인 150명의 감염 여부를 맞추는 실험에서 기존 PCR 수준인 99%의 정확도를 보였다.

PCR급 정확도를 가지면서 이 정도의 진단 속도를 구현한 기술은 아직 전세계적으로도 없다. 20분 내 진단이 가능한 항원-항체 진단법이 있지만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향후 상용화 시 기존 PCR이 차지하고 있는 코로나19 진단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천 단장은 "아직 실험실 수준의 연구성과로, 상용화를 위해서는 MPN과 나노PCR 장비의 대량생산을 위한 공정 개발이 필요하다"며 "내년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후속연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