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과 싱가포르가 1일 상대국 방문 시 격리 조치를 제외하는 ‘항공 트래블 버블(air travel bubble)’ 정책 시행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양국 간 트래블 버블은 전 세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속에서 격리 없이 외국 여행이 가능해지는 첫 사례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최근 홍콩에서 감염자가 다시 크게 늘면서 지난달 한 차례 연기된 데 이어, 연내 시행이 최종 무산됐다.

홍콩·싱가포르 정부는 이날 트래블 버블 시행을 내년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홍콩 정부는 "홍콩에서 감염원이 알려지지 않은 지역 감염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양국 간 항공 트래블 버블 시행일을 추가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이달 말 시행 방안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홍콩.

양국은 지난달 22일부터 상대국 도착 후 의무 격리를 하지 않고 이동할 수 있는 트래블 버블을 시행할 예정이었다. 감염원을 알 수 없는 감염자가 1주일간 하루 평균 5명 이상일 경우 2주간 시행을 중단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시행을 앞두고 홍콩에서 4차 확산이 거세지자 양국은 하루 전인 21일 시행을 최소 2주간 전격 연기하기로 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11월 30일 기준 홍콩에서 감염원 불명 신규 확진자 수는 하루 평균 16.1명이다.

코로나 감염을 예방할 백신이 정식 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트래블 버블 시행 결정은 시기상조였다는 반응도 나온다. 해외 여행 재개에 기대를 걸었던 항공업계는 다시 속수무책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