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106.5원 마감… 외국인 코스피서 2.4조 순매도

원·달러 환율이 30일 3.3원 오른 채로 마감했다. 장초반부터 소폭 상승세를 보였던 환율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2조원대의 순매도로 돌아서자 장 막판 오름폭을 키웠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3.3원 오른 1106.5원에 마감했다. 이날 1.0원 오른 1104.2원에 출발한 환율은 오전 10시 40분경 1103.5원까지 떨어졌다가 서서히 올랐다. 장마감이 다가오자 상승폭을 갑자기 늘려 고점에서 장을 마쳤다.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 지수가 띄워져 있다.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에 이날 환율은 초반부터 상승 흐름을 보였다. 달러 약세와 미국 증시 오름세에도 국내에서 경제수장들이 잇딴 경고성 발언을 내놓자 이를 의식한 것이다. 지난 19일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용범 기재부 제1차관이 구두개입에 나선데 이어 지난 26일에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환율이 단기간에 급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날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이 역대 최대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환율의 상승폭을 키웠다. 이날 코스피는 42.11포인트(1.60%) 내린 2591.34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이날 2조4000억원 어치를 팔아치우면서 3거래일 만에 하락한 것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정기 변경에 따라 신흥국 지수에서 한국의 비중이 이전보다 약 0.3%포인트(p) 줄어들게 되면서다. 더불어 달러·위안 환율이 오른 것 역시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날 환율 흐름은 외국인의 주식 매도와 위안화 약세 영향을 받는 모습이었다"며 "외국인이 11월 내내 국내 주식을 매수했던 만큼 이날과 같은 매도 흐름이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