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 제한속도가 없는 자동차 경주장(서킷) 내 1km에 이르는 직선 코스에서 쏘나타N라인의 가속 페달을 힘껏 밟으니 속력이 금방 시속 190km까지 올라갔다. 코너에 진입하기 위해 급격히 속도를 줄이고, 오르막인 코너를 빠져나오기 위해 다시 속력을 높일 때 변속은 상당히 부드러웠다. 주행 중 변속기 단을 낮추는 경우 순간적으로 엔진 회전수를 조정해 부드럽게 변속하고 빠른 재가속이 가능하도록 하는 '레브 매칭(Revolution matching)' 기능이 적용된 덕분이다. 변속 시 후면에서 밀어주는 듯한 느낌을 줘 가속감을 강화하는 ‘N 파워 쉬프트’ 역시 제 기능을 발휘했다.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 서킷을 달리고 있는 쏘나타N라인.

날렵한 경주용 자동차나 스포츠카들이 굉음을 내고 달리는 서킷에 선 중형 세단의 모습은 다소 이질적이었다. 서킷은 보통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BMW의 M라인 등 고성능 브랜드가 주행 성능을 증명하고자 하는 시승 행사에서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대자동차가 중형 세단 시승 행사에 서킷 주행과 자동차 경주용 코스인 짐카나, 슬라럼까지 조성하며 공을 들인 이유는 쏘나타N라인의 스포티한 주행 감각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서킷을 달리기엔 다소 육중한 차체임에도 쏘나타N라인은 급격하게 휘어지는 코너를 돌 때 안정적인 차체 제어력을 보여줬고, 조향과 변속은 가볍고 민첩했다. 실내 가상 엔진 사운드(ASD)를 통해 들리는 웅장한 배기음이 주행에 흥미를 더했다.

쏘나타N라인의 전면부. N라인 전용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 그릴이 적용됐다.

쏘나타N라인에는 전방 충돌방지를 보조하는 지능형 안전 기술이 적용됐지만, 서킷 내 급가속하는 경우 앞서 출발한 인스트럭터(강사) 차량과 간격이 크게 좁아질 수 있어 이 기능을 끄고 달려야 했다.

슬라럼을 통과하거나 지름 3m 정도의 원형 구간을 빠르게 회전해 통과할 땐 다소 묵직한 느낌이 들었지만, 큰 쏠림 없이 비교적 매끄러운 움직임을 보여줬다.

쏘나타N라인은 최고출력 290마력(ps), 최대토크 43.0kgf·m의 성능을 낸다. 쏘나타N라인의 가장 큰 특징인 파워트레인은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2.5 터보 엔진과 8단 습식 듀얼 클러치 변속기(N DCT)를 탑재했다.

쏘나타N라인의 내부와 알로이 휠 모습.

현대차는 이날 쏘나타N라인의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과 제동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구간도 마련했다. 쏘나타N라인의 제로백은 6.5초로, 쏘나타 모델 중 가장 빠르다. 그런데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 엔진 토크와 휠 스핀을 최적의 상태로 제어해 최대의 가속 성능을 내도록 하는 ‘런치 컨트롤(Launch Control)’ 기능을 사용하면 제로백은 6.2초로 단축된다.

추운 날씨 때문에 조금 미끄러워진 노면에서 런치 컨트롤 기능을 활성화한 상태에서 왼쪽 발로는 브레이크를, 오른발로는 가속 페달을 동시에 최대한 밟았다. RPM을 끌어올려 왼쪽 발을 떼자 휠 스핀이 일어나면서 빠르게 속도가 올라갔다. 급가속 상태에서 스포티한 주행능력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속력을 시속 60km로 끌어올린 뒤 브레이크를 힘껏 밟았을 땐 제동이 다소 거친 느낌이 든다는 게 흠이었다.

쏘나타N라인 후면 모습.

스피디움 인근 공도 16km 구간을 주행하는 코스에서는 묵직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도로 곳곳에 포장 작업이 이뤄지고 있어 고르지 않은 노면이 이어졌지만 안정적인 승차감 덕분에 앞선 주행력 테스트에서 느꼈던 스포티함은 잊힐 정도였다. 출발 지점부터 회차 구간까지는 '노멀' 주행모드로, 돌아오는 길은 '스포츠' 모드로 운전했는데, 큰 차이는 느껴지지 않았다.

현대차는 쏘나타N라인의 외관 디자인에 바람과 같은 날렵함을 표현했다.

전면부에는 N라인 전용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 그릴이 적용됐는데, 검은색 하이그로시(고광택 코팅) 덕분에 와일드함이 강조됐다. N라인 전용 범퍼를 통해 3개의 공기흡입구(에어 인테이크)와 고성능 N라인의 정체성을 담은 엠블럼도 추가됐다.

쏘나타N라인 측면 모습.

측면부는 기존 쏘나타 모델보다 무게 중심이 낮아졌고, N라인 전용 19인치 알로이 휠과 사이드스테프의 포지션을 통해 고속 질주하는 스포츠카를 연상하도록 했다. 후면에는 쏘나타의 상징인 듀얼머플러가 적용됐다. 트렁크 공간은 충분히 넓었다.

연비(19인치 타이어 기준)는 리터당 11.1km이며, 판매 가격은 프리미엄 3053만원(개소세 3.5% 기준), 익스클루시브 3495만원, 인스퍼레이션 3642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