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준, 집값 상승률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추계
올해 서울시 전용 85㎡ 아파트 보유세 평균 182만원
2025년 897만원, 2030년에는 4577만원

집값이 지금 추세대로 오르고,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정부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2025년에는 서울 시내에서 '국민주택' 규모인 전용면적 85㎡(25평) 이상 모든 아파트가 종합부동산세를 낼 것이라는 예측이 26일 나왔다. 전용면적 85㎡는 공급면적 33~34평에 해당한다. '세금 폭탄'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경고다.

지난 25일 서울 송파지역 아파트.

전직 통계청장인 국민의힘 유경준(서울 강남병) 의원은 이날 내놓은 '2018~2030년 서울시 구별 공동주택 보유세 변화 분석 보고서'에서 최근 5년간(2016~2020년) 평균 가격 상승률이 이어지고,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정부 로드맵대로 추진된다는 것을 전제로 추정했더니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추계의 자료로 쓴 전용면적 85㎡ 아파트 가격은 KB가 제공하는 서울시 구별 아파트 1㎡당 가격을 사용했다. 고령자, 장기보유 공제는 고려하지 않았다.

올해 전용면적 85㎡ 이상 모든 아파트가 종부세 납부 대상인 자치구는 강남구와 서초구 뿐이다. 그러나 이 예측에 따르면 기존에 종부세 납부 대상이 아니었던 광진구·마포구·성동구·용산구·동작구·송파구·양천구·영등포구는 종부세 납부는 물론이고, 연간 납부해야 할 보유세 총액이 1000만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 소재 전용면적 85㎡ 아파트의 보유세는 평균 182만원이다. 2025년에는 897만원으로 오르고, 2030년에는 4577만원 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보다 각각 4.9배, 25.1배다. 성동구의 경우 2025년에 보유세 부담은 현재의 7.5배가 되고, 2030년에는 38.4배가 된다.

유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세금 폭탄'이 소수 부자들 문제라고 말하지만, 사실상 집을 소유한 전체 서울시민이 납부대상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강제적인 공시가격 현실화와 세부담 증가는 도리어 집값 상승을 견인할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이런 부분은 감안하지 않은) 이번 추계는 오히려 과소추계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

유 의원은 다른 시니리오로도 추계를 내놓았다. 최근 5년간 평균 상승률의 50%만 상승하고,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정부 로드맵대로 추진될 때는 2025년에 서울 25개 구 중 15개구의 전용면적 85㎡ 이상 아파트가 종부세 대상이 된다. 이 경우에도 2029년에는 모든 구에서 전용면적 85㎡ 이상 아파트가 종부세 대상이 된다.

집값이 2020년 이후 보합세로 돌아서고,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정부 로드맵대로 추진될 때는 2030년에 서울 25개구 중 9개구에서 전용면적 85㎡ 이상 아파트가 종부세 대상이 된다.

유 의원은 "정부의 강제적 공시가격 조정은 부동산 보유세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료 등 60여개 조세와 준조세에 영향을 끼친다"며 "서울시민들의 조세저항을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