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CES 2021' 다가오자 보폭 빨라지는 TV업체
'OLED 진영' 대표주자 LG, 롤러블 TV 잇는 제품 고심
내년 CES 키워드 중 하나는 '미니LED'

삼성전자(005930)가 지난 18일 한국과 호주에서 ‘삼성 퀀텀 미니 LED(Samsung Quantum Mini LED)’라는 상표를 출원하면서 이를 ‘TV’라고 설명한 사실이 확인됐다. 삼성전자가 내년 미니LED(발광다이오드) TV 출시를 예고하고 있는 만큼 이 브랜드를 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름에서 추정할 수 있듯이 삼성전자는 기존 퀀텀닷 필름을 활용한 QLED TV의 백라이트(광원)에 미니LED를 적용, 초프리미엄 LCD TV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최근 한국 특허청에 ‘삼성 퀀텀닷 미니 LED’라는 상표를 출원했다.

전자업계는 삼성전자가 ‘삼성 퀀텀 미니 LED TV’를 내년 1월 11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2021’에서 공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55년 만에 처음으로 100% 디지털 방식으로 개최되는 행사지만 통상 CES는 TV업체들이 그해 상반기 전략 제품을 공개, 대대적인 마케팅의 장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CES 2020’에서 제로 베젤(테두리) TV, 8K QLED TV, 마이크로 LED TV 등을 공개했다.

CES 2021이 다가오면서 TV업체들의 보폭이 빨라지고 있다. 물결처럼 구현된 초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이니지(상업용 디스플레이) 수백장을 이어붙인 조형물로 전시관 입구부터 관람객을 사로잡았던 LG전자도 어떤 폼팩터(형태)의 OLED TV를 내놓을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CES에서 LG전자는 화면이 돌돌 말리는 ‘롤러블 TV’를 선보여 관람객들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 제품은 최근 1억원의 가격으로 국내에 출시됐다.

TV 카테고리만 놓고 보면, 내년 CES의 최대 키워드는 ‘미니LED’가 될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 중국 TCL이 미니LED를 백라이트에 활용한 TV를 세계 최초로 선보인 바 있고, 올해 CES에서 LG전자도 미니LED TV를 전시했다. 시장 1위인 삼성전자가 뛰어드는 것이 공식화되면서 주목도가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 TV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미니LED TV를 내놓을 예정이며 전체 규모는 440만대 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가 이중 절반 정도인 200만대가량의 출하를 목표로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21년형 주력 TV 제품으로 당초 마이크로LED,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QD디스플레이 등을 적용하는 것을 검토했으나 아직은 상용화가 어렵다고 판단, 대안이었던 미니LED를 QLED TV에 적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QLED TV 판매량이 증가세인 만큼 서둘러 설익은 신기술 TV를 내놓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손승규 스톤파트너스 수석연구원은 "내년을 시작으로 적어도 향후 2~3년은 ‘미니LED TV 시대’가 올 것"이라면서 "수천에서 수만개의 미니LED가 적용되는 만큼 비용 부담은 있지만, 안정적인 미니LED 수급과 노하우가 쌓인다면 비용을 낮출 수 있고 최상위 모델뿐 아니라 제품군이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LG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OLED TV 진영’은 내년 본격적으로 판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TV용 OLED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제조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신공장 가동이 안정되고 패널 수급이 원활해지면서 제조사들이 잇따라 OLED TV 진영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를 비롯해 소니, 파나소닉, 하이센스, 샤오미 등 19개사가 현재 OLED TV를 내놓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디지털로 처음 개최되는 CES 2021에서 각사가 오프라인 전시 경험을 대중에게 어떻게 전달할지도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올 1월 ‘CES 2020’에서 화제를 모았던 LG전자의 롤러블 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