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한 초등학교에서 보건교사 보조인력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교육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4일 세종시와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도담초에서 보건교사의 보조강사로 근무하는 40대 A씨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강사는 발열 등 코로나19 증상을 인지해, 학교에 보고한 후 검사를 받아 양성판정을 받았다. 현재 세종시 보건소는 A씨의 감염경로를 확인하고 있다. 세종시 88번째 확진자다.

정부세종청사 4동에 있는 기획재정부 전경.

◇기재부 어린이집도 등원금지 공지

보건강사는 보건교사의 보조업무와 등교시 발열체크, 방역업무 등을 담당한다. A씨는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이 초등학교에서 오전 8시30분부터 10시30분까지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교는 정부세종청사와 가장 가까워 세종청사로 출근하는 공무원 자녀가 많이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세종청사와의 거리는 500m 수준이다. 공무원들이 많이 사는 도담동 도램마을 9·10·12·14·15단지의 학생들이 배치를 받는다. A씨가 등교하는 학생들의 발열 체크를 돕는 보건강사라는 점에서 학생들과의 접촉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획재정부가 있는 세종청사 4동 어린이집은 도담초에 다니는 형제자매가 있는 경우, 2주간 등원을 금지한다는 공지를 내렸다. 또 인근 학원, 민간 어린이집에서도 도담초에 재학중인 가족이 있는 경우, 등원금지를 결정했다.

강사의 확진 판정으로 도담초는 이날부터 다음달 8일까지 등교·돌봄 수업을 중지하기로 했다. 이 기간 수업은 온라인 원격으로 전환한다. 방역 당국은 A씨를 상대로 밀접 접촉자를 파악하는 등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교육청은 학교시설에 대한 특별방역 소독을 하고 추가 확진자 발생 등에 대비한 비상관리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전교생 1490명(남 788명·여 702명)과 교직원 96명에 대한 전수조사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도담초 관계자는 "현재 교직원들이 비상대기 중인 상태"라며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학생은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고 소독도 완료했다. 추가 확진자는 아직 공지된 바 없다"고 했다.

전날 세종시 고운동 두루초에서도 밀접접촉자 1명이 발생해, 등교금지가 결정됐다. 하지만 검사결과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25일부터는 정상적으로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공무원들 외부 미팅 금지… 청사관리본부 "예의주시"

수도권에서 코로나19 하루 확진자수가 300명대를 유지하면서, 세종시 공무원 사회도 긴장하고 있다. 업무의 특성상 국회 등 서울 이동이 잦고, 찾아오는 민원인들도 많기 때문이다.

세종시 공무원 사회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돌입했다. 각 부처는 업무 이외의 외부 약속과 미팅을 모두 금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세종시 한 부처 과장급 공무원은 "수도권에서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급증하면서, 지난주 금요일(20일)부터 외부 미팅을 취소하고 서울 이동을 자제하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이번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인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코로나 청정 지역으로 불리던 세종시에도 확진자가 이달 들어 7명이 나왔다. 지난 20일 세종청사 6동 5층에서 근무하는 환경부 국장급 공무원 1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지난 3월에는 세종청사 입주 기관인 보건복지부, 해양수산부, 교육부, 대통령기록관에서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정부세종청사에는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을 비롯해 20개 중앙부처와 15개 소속기관 등 35개 기관이 입주해있다. 상주 인원만 1만5000여명에 이른다. 특히 세종청사는 각부처와의 협업을 강조하기 위해, 건물이 1동에서 12동까지 연결돼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청사간 이동이 금지됐고 청사를 연결하는 다리의 출입문도 폐쇄됐다.

정부청사관리소 관계자는 "(도담초와 관련해)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보건당국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공무원이 각 부처 코로나19 대응부서에 보고하면 청사관리소에 전달된다"며 "아직까지 보고가 들어온 것이 없고 N차 접촉까지 공지하면 범위가 너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