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5나노 생산능력 아이폰12용 'A14' 제조에 사용
애플, PC용 프로세서 'M1' 제조 삼성전자에 맡길 수도
인텔도 파운드리 파트너 차선택은 삼성전자
삼성전자 "4분기에 역대 최대 분기 매출 이어갈 것"

애플은 이번달 자체 설계한 PC용 프로세서 ‘M1’을 발표했습니다. M1은 ARM 기반 통합칩(SoC)으로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회사 대만 TSMC의 5나노 공정 기술을 활용해 생산됩니다. 애플은 더이상 PC용 프로세서 제조를 인텔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칩으로 전환하는데 2년이 걸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TSMC가 올해 시설투자(CAPEX)를 170억달러(약 18조9000억원)로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넘쳐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며 "M1 생산에 사용되는 TSMC의 생산능력이 전체 5나노 생산능력의 약 25% 수준인데, 이미 아이폰12에 탑재되는 A14 프로세서 생산에 5나노 생산능력의 대부분을 사용하고 있다. TSMC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주문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로 옮겨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습니다.

초미세 파운드리 제품을 생산할 삼성전자의 평택 2라인.

반도체 업계는 글로벌 파운드리 호황으로 TSMC와 함께 첨단 미세 공정 기술 경쟁을 벌이는 세계 2위 파운드리 회사 삼성전자가 낙수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삼성전자는 이미 TSMC에 필적할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데다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한국과 미국에서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올 3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에 파운드리에서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면서 "4분기에 2세대 5나노, 1세대 4나노 모바일 제품 설계를 완료해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응용처 다변화와 대형 고객 확보로 시장성장률을 크게 상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드러난 대목입니다.

TSMC는 당초 고객사인 화웨이 제재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대만 반도체설계회사인 미디어텍과 애플의 물량으로 올 4분기에도 가동률이 양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나금융투자는 "인텔은 애플과 협력 관계가 끝나고 이별하는 상황"이라며 "CPU(중앙처리장치) 공급 부족과 공정 미세화 지연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 파운드리 회사에 제조를 아웃소싱하는 경우 인텔이 TSMC를 배제하거나 TSMC의 가동률이 높아 인텔의 주문을 소화할 수 없다면 차선책으로 손을 잡을 파운드리 파트너는 단연코 삼성전자"라고 했습니다.

하나금융투자는 "(삼성전자가) TSMC와 격차를 좁히고 미국 팹리스(반도체설계회사) 고객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려면 전공정뿐 아니라 후공정에도 과감한 시설투자가 필요하며, TSMC의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공장 건설 결정 후 삼성전자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을 증설하는 것이 (파운드리 사업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