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친환경차 보급률이 3%를 넘어서면서 초소형 전기차 시장도 함께 부상하고 있다. 초소형 전기차는 전장 3.6m, 전폭 1.5m, 전고 2m 이하 크기에 최고 정격 출력 15kW 이하인 전기차를 말한다. 이름 그대로 일반 전기차와 비교하면 크기가 훨씬 작은데, 이 때문에 복잡한 출근길이나 도심 속 골목 주행에 적합하다.

캠시스의 초소형 전기차 쎄보-C.

초소형 전기차는 차체 크기가 작은 만큼 가격도 낮다. 초기 비용(구매가)이 높은 일반 전기차에 비해 초소형 전기차의 출고가는 보통 1000만원대다. 여기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을 받으면 실제 구매가격은 1000만원 이하로 떨어진다. 충전 등 유지비용도 내연기관에 비해 경제적이고, 매연·소음이 없어 도심 내 이동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초소형 전기차와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국내 중견업체 캠시스는 초소형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관공서 곳곳에 주력 모델 '쎄보(CEVO)-C'를 공급하고 있다. 쎄보-C는 전장 2.43m, 전폭 1.425m, 전고 1.55m의 작은 차체지만 최고 속도 시속 80km를 낼 수 있고, 8kWh의 배터리 1회 완전 충전으로 약 100㎞를 주행할 수 있다. 출고가격은 1450만원이지만, 국고 보조금 400만원(2020년 기준)과 지자체별 보조금 200만~300만원을 받으면 약 500만~6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가격과 더불어 초소형 전기차의 또다른 강점은 손쉬운 충전이다.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이 전기차 운전자들의 가장 큰 고충으로 꼽히지만 초소형 전기차 운전자는 이런 단점에서 자유롭다. 초소형 전기차는 휴대용 충전기를 이용해 일반주차장 등의 220V 가정용 전기로 충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캠시스로부터 쎄보-C 4대를 기탁받은 인천 남동구청은 "좁은 골목이나 언덕 등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을 위한 업무차량으로 적합해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했다.

우정사업본부가 서울 광화문에서 공개한 우편 배달용 초소형 전기차.

대창모터스의 '다니고3'는 우편집배용 전기차로 활용될 예정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7월 '우편사업용 초소형 전기자동차 시범사업'에 도입하기 위해 초소형 전기 차량 평가를 실시했는데, 다니고3는 이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초소형 전기차모델 1000대를 시범 운영 중이며 앞으로 1만5000여대 달하는 기존 우편집배용 오토바이 중 1만대를 초소형 전기차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대창모터스가 2017년 처음 선보인 초소형 전기차 다니고의 3세대 모델인 다니고3는 1회 5시간 충전하면 최고 속도 80㎞/h로 120㎞를 주행할 수 있고, 100kg까지 실어나를 수 있다. 2019년형 다니고3 픽업모델의 가격은 1880만원인데 정부보조금 400만원과 지자체별 보조금을 더하면 절반 가까이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이들에 앞선 소형 전기차로는 '400만원 전기차'로 인기를 끌었던 르노삼성자동차의 '트위지'가 있다. 길이 2.338m에 너비 1.237m의 작은 몸체 덕분에 주차 면적 1곳당 3대까지 주차가 가능하고 1회 충전으로 60~70㎞ 주행이 가능해 도심 출퇴근은 물론 배송, 쇼핑용으로 많이 찾고 있다는 게 르노삼성자동차의 설명이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트위지의 라이프 트림은 1330만원, 인텐스 트림은 1430만원이지만, 보조금을 받으면 수도권 기준 600만~700만원 사이에 구매할 수 있다. 여기에 현금 구입시 르노삼성이 지원하는 보조금을 받으면, 지자체 보조금이 가장 높은 청주시(900만원)의 경우 38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가격과 기동성과 더불어 차체에 비해 넉넉한 적재공간, 이륜차보다 높은 안정성으로 최근 성장한 배달시장에서 인기도 높다. 배달의 민족 운영업체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7월부터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을 통해 초소형 전기차 100대 도입을 추진해, 강남 일대의 고층 오피스와 외곽 지역 등 이륜차가 진입하기 어려운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배달을 시범운영 중이다.

르노삼성의 초소형 전기차인 트위지는 현재 미스터피자, BBQ, 쉐이크쉑버거 일부 지점의 배달에 투입되고 있으며, 전문 배달대행업체 ‘배달청이’는 배달차량으로 쎄미시스코의 경형 전기자동차(초소형 전기차보다 전장이 조금 더 길다) 'EV Z'를 확정하고 차량도입 계약을 맺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초소형 전기차 홍광 미니EV가 테슬라 모델3를 제치기도 했다"며 "친환경 흐름과 높은 경제성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시장"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