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가구의 실제주거비 지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늘며 올해 들어 처음 증가세로 돌아섰다. 실제주거비는 월세 등 주거시설 임차를 위해 지출하는 비용이다.

23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실제주거비 지출은 월평균 8만4200원으로 1년 전보다 1.6% 늘었다. 이는 자가·전세 등 월세 부담이 없는 가구까지 포함해 산출한 평균치다. 자가·전세를 제외하고 월세로 사는 가구의 지출은 이보다 훨씬 많다.

지난 18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가구당 실제주거비 지출은 올해 1분기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8% 감소한 7만3700원, 2분기에는 1.8% 감소한 7만8900원이었다.

전세를 월세·반전세로 전환하는 집주인이 늘고 월세 가격도 오른 점이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타의제주거비 상승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주거비에는 전세가 포함되지 않고 월세와 기타의제주거비로 구성된다. 실제주거비 지출은 대부분 월세 지출이다. 기타의제주거비는 무상주택, 영구임대, 사택 거주자가 이같은 시설을 빌릴 때 내야 하는 비용으로 비중이 작다.

소득 계층별로 보면 소득 하위 20% 계층인 1분위의 실제주거비 지출은 월평균 9만5500원, 2분위의 지출은 평균 9만6400원이었다. 소득 3분위 가구는 7만5600원, 4분위는 6만9600원, 5분위는 8만4100원이었다. 고소득층일수록 자가 비율이 늘어나는 만큼 소득 상위 60%의 월평균 실제주거비 지출은 하위 40%보다 적었다.

월세 물가도 상승세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월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3월까지 마이너스(-)였다가 4~5월에는 보합, 6월(0.1%)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후 10월(0.3%)까지 상승 폭이 조금씩 커졌다.

월세 지출이 늘면 다른 소비를 제약할 가능성이 높다. 통계청은 지난해 하반기 '가계동향조사를 통해 본 가구의 주거비 추이' 보고서에서 "저소득 가구를 중심으로 주거비의 부담이 크고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여타 소비지출 및 소비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