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생중계한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G-Star) 2020’ 첫날 누적 39만명이 라이브 방송을 찾았다. 지난해 오프라인 행사 4일간 누적 방문객인 24만명을 넘어서는 수치다. 첫 온라인 개최에 우려가 컸음에도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다.

20일 지스타2020가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

20일 지스타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온라인 방송 트위치로 생중계한 지스타TV 첫날 누적 시청자수는 39만5141명이었다. 고유시청자수는 23만693명이었다. 고유시청자는 지스타TV를 방문한 개별 시청자 수를 의미한다. 누적 시청시간은 239만9471분(3만9991시간)이었다.

전날 지스타TV는 동시접속자 5000명 내외를 유지하며 국내 트위치 전체 시청자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스타조직위원회는 고무적인 성과라는 반응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타 온라인 방송에 비교해 시청 이탈률이 굉장히 낮은 편"이라며 "예상을 뛰어넘는 성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스타는 매년 20만명 이상이 찾는 행사다. 수능날 개막해, 금요일 저녁부터 주말간 행사장인 부산 벡스코는 전국에서 몰려든 학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토요일 아침 입장 시간에 맞춰 벡스코 앞을 가득 메운 인파는 지스타의 상징 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올해 지스타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일반 관람객 없이 온택트(Ontact·온라인+대면)로 열릴 수밖에 없었다. 지스타 조직위는 트위치 방송을 통해 모든 행사를 무료 중계하고 있다.

당초 조직위는 온라인 행사를 준비하며 시청자가 적을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었다. 첫 온라인 개최인 만큼, 게이머들의 호응을 가늠할 수 없었던 탓이다. 강신철 지스타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9일 개막식에서 "지스타TV 채널 유입이 올해 행사 성과를 나타내는 지표가 되겠지만, 오프라인 참가 규모를 기준으로 한 집계와는 참가 형태가 완전히 달라 단순 수치 비교는 매우 조심스럽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조직위는 내년 코로나19 종식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지스타2021을 온라인 개최하는 최악의 상황도 가정하고 있다. 강 위원장은 "첫 준비라 어려운 점이 많았다"면서도 "지스타2021을 온라인 개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면 올해 경험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20일 지스타2020이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 전시장 내부. 매년 수많은 인파와 게임사 부스로 꽉 차 있던 공간이 라이브 방송 부대 외엔 텅 비어 있다.

온라인 방송이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을 거뒀지만, 오프라인 행사가 열리지 못한 아쉬움은 진하다. 지스타는 대표적인 소비자 전시회다. 입장권과 부스 수익이 없는 만큼, 조직위와 한국게임산업협회 재정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재 부산 벡스코 현장엔 방송 무대 ‘지스타 라이브 스테이지’ 외엔 특별한 참가사 부스가 없다. 일부 생방송 외엔 영상 대부분을 사전 촬영해, 현장 방송 인력도 최소한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매년 지스타 기간엔 벡스코와 해운대 인근이 게임 업계 관계자와 게이머들로 붐볐는데, 올해는 텅 빈 모습만 보이니 기분이 살지 않는다"고 했다.

부산 상권도 타격을 입었다. 매년 지스타 기간 성수기 가격을 받고, 예약조차 힘들던 부산 센텀시티와 해운대 인근 숙소는 대부분 평상시보다도 저렴한 숙박료를 받고 있다. 만실인 곳도 없어 모든 숙소가 예약이 수월하다. 지난 19일 만난 센텀시티 인근 한 식당 업주는 굳은 표정으로 "올해 지스타에는 일반 관람객이 안 오느냐"고 묻기도 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올해 행사가 모두 취소돼 너무나 힘들다"며 "저녁 회식에 꼭 찾아달라"고 거듭 부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