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인공지능 스타트업
"음성 인식 기술이 영어 시장 완전히 바꿀 것"
한국에 첫 서비스 론칭...100만 다운 질주
"AI 랩 설립으로 음소 단위 발음 교정 계획"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심한 한국 영어 회화 시장에서 스픽(Speak) 애플리케이션이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습니다. 스픽의 뛰어난 음성 인식 기술이 2조원에 달하는 한국 영어 사교육 시장을 바꿔 놓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스픽이지랩스의 코너 즈윅(Connor Zwick) 창업자 겸 CEO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스픽이지랩스의 코너 즈윅(Connor Zwick) 창업자 겸 CEO는 16일 "영어 회회 시장이 ‘레드 오션(포화 시장)’이라고 하지만, 사용자에게 10배 이상의 좋은 경험을 제공한다면 경쟁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스픽이지랩스는 음성 인식 엔진 기반의 영어 회화 애플리케이션 ‘스픽’을 개발 , 한국 시장에 가장 먼저 서비스를 내놓아 화제를 모은 회사다. 공동 창업자인 코너 즈윅 CEO와 앤드류 수 CTO는 티엘 펠로우십((Thiel Fellowship)에서 만나 회사를 설립했다.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티엘이 만든 티엘 펠로우십은 대담한 아이디어와 호기심을 가진 20세 이하 20명을 선발해 2년간 1억원씩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회사는 Y컴비네이터, 코슬라벤처, 파운더스펀드 등으로부터 투자금도 유치했다.

한국에서 열린 스픽이지랩스의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 즈윅 CEO는 "2018년 한국, 대만, 일본, 말레이시아를 직접 방문하는 총 10여개의 아시아 국가에 대한 시장 조사를 했는 데, 한국인들의 영어 학습 욕구가 특출나게 높았다"면서 "‘얼리 어댑터(조기 수용자)’이자 아시아의 ‘트렌드 세터(유행 주도자)’인 한국 시장에서 스픽이 성공한다면, 세계에서도 성공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스픽 앱은 스피킹 연습, 실전 대화 등 ‘발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분 동안 약 100문장을 말하도록 유도한다. 이 앱은 출시 첫 해인 2019년에는 10만 다운로드, 올해엔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2020년 상반기 기준 월 매출이 평균 30% 씩 증가하고 있다. 현재 사용자 평점은 앱스토어 4.8점, 플레이 스토어 4.5점이다. 이 회사는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최근 스픽이지랩스코리아도 설립했다.

코너 CEO는 스픽의 음성 인식 엔진의 특장점으로 사용자의 음성을 실시간으로 처리해 지연 없이 영어를 연습해볼 수 있는 점과 사용자의 억양까지 고려해 음성을 감별해내는 점을 꼽았다. 구글의 ‘어시스턴트’, 아마존의 ‘알렉사' 등은 원어민의 억양 위주로 알아듣는데, 스픽의 음성 엔진은 다양한 억양의 영어도 인식할 수 있어 사용자의 연습 의지를 고취시킨다는 설명이다.

스픽이지랩스의 코너 즈윅(Connor Zwick) 창업자 겸 CEO(오른쪽)과 차승재 한국 운영책임자가 16일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스픽이지랩스의 직원수는 12명이며 샌프란시스코, 한국, 슬로베니아 등에서 흩어져 일하고 있다.
코너 CEO는 "아직 작은 팀이지만, 사내 인공지능 연구소를 조만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소 직원들은 개발, 영업 등 현업보다는 연구에 집중해 좋은 논문들을 발표하는 일을 맡는다. 내년까지 박사급 인재 3명을 채용하는 게 이 회사의 목표다.

코너 CEO는 "공동창업자이자 CTO인 앤드류가 요즘 가장 신경쓰는 것도 연구소에 좋은 인재를 모시는 것"이라면서 "연구소 운영이 당장 스픽의 매출에 기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적인 탤런트(인재)와 함께 일하기 위해서는 좋은 연구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s, sh 등 음소(소리의 최소 단위·phoneme) 수준까지 발음을 교정해주는 학습 코스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5년 후에는 전 세계 영어 교육의 리더가 되는 것이 목표"라면서 "한국 사용자의 피드백 덕분에 스픽 앱을 최고의 영어 회화 제품으로 다듬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